'연합선교'로 농촌교회도 살리고, 세대 간 벽 허물어

'연합선교'로 농촌교회도 살리고, 세대 간 벽 허물어

무학교회 '청장년 연합국내선교' 로 7개 지역교회 섬김 눈길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8월 26일(월) 05:23
고창중앙교회에서 열린 연합성경학교 모습.
조용했던 시골 마을에 오랫만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아이고~ 예쁜 젊은 청년들이 또 왔네!"

"네! 할머니 저희 올해도 왔어요. 그동안 건강하셨어요?"

"또 왔네. 아이고 고마워라."

할머니는 오랜만에 손주를 만난 것처럼 '서울 청년'을 환하게 반기며 기뻐했다.

17년이 넘도록 교회 근처에는 단 한번도 발 길을 옮기지 않던 어르신들이 처음으로 교회에 들어섰던 때가 3년 전이다.

'그 날'이 바로 서울노회 무학교회(윤동일 목사 시무) '청·장년 연합국내선교팀'이 처음 교회를 찾았을 때였다.

무학교회는 지난 2022년 처음으로 '청장년연합 국내여름선교'를 시작했다. 청년과 장년교구가 연합해 7개 팀을 꾸리고, 7개 교회를 방문해 2박3일 일정으로 성경학교부터 수련회, 찬양집회, 마을심방, 도시락나눔, 이미용, 농활 등으로 펼친다. 올해는 500여 명의 팀원들이 제주한빛교회를 시작으로 고창중앙교회와 성송교회, 단양서원교회, 양평 일신교회, 충주 양성제일교회, 포천 함께하는교회, 함양 백전교회로 파송됐다.

역대 가장 더운 여름날 주방에서 쉴 새 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반찬을 만들었고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서 지역의 어르신을 섬겼다. 지역의 노회와 연합해 어린이성경학교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까지 맡아 다음세대를 위한 신앙교육에 나섰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말벗이 되어드렸고 마을잔치를 열어 음식과 정을 나눴다.

선교지의 반응은 뜨겁다. "연합선교팀을 통해 소멸되는 교회, 사라지는 교회가 아니라 날로 번창하고 부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한계를 느낄 때마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힘을 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더운 여름 시골의 소외된 교회를 찾아와 격려하고 응원해 주셔서 고맙다" 등등의 감사인사가 이어지고, 지역주민들과 교인들은 "내년에도 또 와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무학교회 청·장년 연합국내선교는 세대간의 장벽을 허물고 더 나아가 한국교회 부흥의 모판인 농촌교회를 돕고 동역하기 위한 사역이다.

선교가 결정되면 청장년이 모여 전반적인 사역을 논의한다. 이 때 7개 선교팀의 팀장은 '청년'이 맡아 전체를 총괄한다. 사역 프로그램도 청년이 주축이 될 수 있도록 장년들은 섬기고 순종한다.

정일균 목사(국내선교부)는 "나이와 직분, 세대를 초월해 연합선교의 진수를 보여준 해였다"고 했다. "선교 초기만해도 청년부 단독으로 선교가 진행되거나 혹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대해 예민하기도 했다"는 정 목사는 "3년의 경험이 녹아들어 올해는 선교 전반에 세대가 어우러지는 연합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세대가 화합이 됐다. 윤신일 목사(청년부)는 "청년들이 앞장서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이 참 대견하게 여기시면서 칭찬을 많이 하셨다"면서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장년들은 청년들을 지극정성으로 섬겨주시고, 청년들은 신앙 선배들이 땀흘리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를 향한 애교심이 생기고, 섬김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면서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교회에 결속감을 느끼게 되면서 건강한 세대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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