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군선교사' 세대교체 기로에

한국교회 '군선교사' 세대교체 기로에

젊은 사역자 충원과 제도 개선 절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4년 08월 23일(금) 11:36
한국교회 군선교사들은 대대급, 연대급 군인교회 등에서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당수의 군선교사들이 국방부가 정한 은퇴 연령에 도달해 그 공백을 메울 젊은 사역자 충원과 제도 개선이 절실해지고 있다.
한국교회 군선교 사역은 장병들을 위한 사역자들의 헌신과 수고로 큰 열매를 맺었다. 특히 한국교회가 군을 위해 파송한 '군선교사'들은 사역 규모 대비 부족한 군종목사들과 함께 대대급, 연대급 군인교회 등에서 선교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당수의 군선교사들이 국방부가 정한 은퇴 연령에 도달해 그 공백을 메울 젊은 사역자 충원과 제도 개선이 절실해지고 있다.

국방부 훈령에 따르면 군선교사는 '민간 성직자'로 불린다. 군종교구에서 선발·추천하고, 민간성직자 심의위원회에서 확정한다. 지원 연령은 만 56세 이하이고, 활동 기한은 만 65세가 되는 해의 12월까지로 명시되어 있다.

이 같은 훈령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소속 군선교사 중 약 30~40%가 5년 이내에 군선교 현장을 떠날 것으로 예측된다. 격오지나 최전방 등 후임자를 구하지 못한 지역에서는 사역 기간을 1년씩 연장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제도라고는 볼 수 없다. 군선교 활성화를 위한 사역자들의 역할과 중요성이 부각되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 부족 현상으로 이어져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교단별로도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이미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교회에서 파송된 군선교사는 총 510명이다. 그중 예장 통합이 10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기감 79명, 합동 77명, 백석 74명, 침례 43명, 기하성 18명, 예성 18명 등으로 나타났다. 교단을 뛰어넘어 한국교회 차원의 군선교사 또한 급속한 인력 감축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총회 군선교사 김영필 목사는 "국방부 훈령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많은 군선교사들이 정년 은퇴로 군선교 현장을 떠나게 되면 선교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군인교회가 통폐합되는 등 변화가 있지만, 한국교회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군선교 관계자들 역시 정년 은퇴와 사역자 고령화 문제가 단기적으로는 도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선교 비전을 세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군선교 한 관계자는 "장병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면 젊은 사역자들이 꾸준히 유입되어야 한다"며 "솔직히 건강한 세대교체가 필요하지만, 많은 군선교사들이 자비량으로 사역하고, 젊은 사역자일수록 격오지나 비수도권 지역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절충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촉구했다.

총회 군선교사회 회장 임연순 목사는 "군선교사들이 군 내에서 신앙적 지도력을 발휘할 때 한국교회 군선교는 중요한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선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사역하고 장병들에게 영적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지원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격오지와 최전방 군인교회를 위해 지역 교회와의 협력 강화,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군선교사 연령 범위 조정, 신대원생들이 목사 안수를 받기 전 사역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교회는 군선교 사역의 최대 사명인 신앙 전파와 함께 우리 사회의 다음세대인 장병들을 영적으로 건강하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군선교 사역자들이 역할을 소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총회 관계자는 "변화가 절실한 시기, 한국교회가 군선교사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시점"이라며 "군선교 사역자들이 지혜를 모아 건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현재 사역 중인 군선교사들도 변함없이 군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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