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부재, 도대체 '기쁨'은 무엇인가?

감사의 부재, 도대체 '기쁨'은 무엇인가?

온신학회 10주년 학술대회 '기쁨의 신학' 다뤄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4년 08월 23일(금) 10:47
온신학회가 '기쁨의 신학'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지난 19~20일 개최했다.
가진 것이 많아 불안, 감사가 넘쳐도 불평, 매사 두려움에 얽매이는 삶. 자족을 모르는 행복과 기쁨의 부재 현상을 겪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성경과 신학은 '기쁨'을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는가?

온신학회(회장:최태영)가 창립 1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기쁨의 신학'이라는 연구주제로 지난 19~20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진정한 기쁨을 찾지 못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복음'이라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성경적이며 신학적인 해답으로 내놨다.

첫 발제자로 온신학회 회장 최태영 교수(영남신대 명예)가 직접 나서 '기쁨'에 관한 실마리를 풀었다.

최 교수는 서언으로 "성경은 기쁨에 관한 진리로 가득하다. 삼위 하나님은 기쁨으로 충만하시며 기쁨을 영원히 누리시고 모든 피조물이 충만한 기쁨을 누리며 살기를 원하신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항을 근거로 "사람의 제일가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며, 이는 두 가지가 아니라 하나라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요한복음과 히브리서를 인용해 예수님의 '기쁨'을 해석하며 "예수님은 기쁨이 앞에 있음을 아셨고, 믿으셨고, 기다리셔서 의연하게 십자가를 참고 부끄러움을 견딜 수 있으셨다. 예수님이 전파하신 하나님 나라는 기쁨의 나라"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나님은 기쁨의 하나님으로서 우리에게 기쁨을 명하셨고, 예수님 안에 있는 기쁨은 영원한 최상의 기쁨인데, 이보다 못한 기쁨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며 "예수님의 기쁨, 곧 감추인 최상의 영원한 기쁨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예수 안에 거하고,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며, 예수 이름을 위해 능욕 받기 합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선종 목사(정읍중앙교회·전 호남신대 교수)가 '전도서의 기쁨- 허무주의와 쾌락주의의 사이' 주제로 강연했다.

김 목사는 "현대인의 큰 비극은 기쁨과 환희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더 이상 경험할 수 없게 된 점이다. 기독교의 성장이 둔화되고 침체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슬픔 너머에 있는 영적인 기쁨과 희열의 경험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기쁨은 하나님이 백성에게 주신 감정이고, 그 기쁨을 누리며 사는 것이 행복이지만, 기쁨 역시 헛되다. 기쁨이 헛되다는 것은 사람이 누리고 살아야 하는 기쁨과 즐거움이 쾌락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제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같다"며 "전도서가 구약성서 가운데 인간의 실존과 죽음에 대한 가장 철학적인 책이지만, 그러한 종착점을 내다보고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가장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기쁨은 슬픔과 허무함의 대척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강연으로 온신학아카데미 김명용 원장(전 장신대 총장)이 '기쁨의 신학'을 총론했다.

김명용 원장은 "복음은 기쁜 소식을 의미하기에 복음적인 교회에는 기쁨이 넘쳐야 한다. 오늘의 많은 교회 안에 기쁨이 없는 것은 목회자와 성도들의 가슴 속에 기쁨과 복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김 원장은 마태복음 13장 44~46절 "천국은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고 이를 발견한 사람은 너무 기뻐서 모든 소유를 팔아 그 밭을 샀다"는 내용을 인용해 예수님이 전하신 하나님 나라 복음은 놀라운 삶의 변화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세속화 시대의 특징인 하나님 없이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 강력한 흐름에 대해 경계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원장은 "기쁨과 평화는 그리스도 안에 있다. 행복과 기쁨의 원천인 하나님에게서 이탈하면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임마누엘의 하나님은 삶의 희망이고, 살 수 있는 길이고, 새로운 영광의 역사가 시작되는 모체이기에 복음을 전하는 교회는 희망과 긍정을 선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김 원장은 '기쁨의 신학'이 '번영의 신학'과 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은 "번영의 신학은 부요함과 번영에 초점이 있지만, 기쁨의 신학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부족함이 없는 삶에 초점이 있다.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필요한 것을 풍족하게 채워주시기 때문에 많은 재물을 무겁게 짊어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며 "기쁨의 신학은 기도의 신학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믿는 신학이다. 기쁨의 신학은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한 사역에 힘쓰도록 가르치는 신학"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의 역할과 기쁨의 연속성에 대해, "기쁨의 신학은 성도들의 활동만으로 세상의 어둠이 사라진다고 믿는 신학은 아니다. 기도하는 교회가 마귀를 축출하고 기쁨과 평화가 숨쉬는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세워나갈 것"이라며, "교회는 성령과 함께 놀라운 일들을 행하는 공동체로, 복음은 기쁜 소식이고 바른 신학 역시 기쁨의 신학이다. 기쁨의 신학은 인본주의 신학이 아니고 성령의 신학이며, 성령께서 역사하는 곳에는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눌린 자와 병든 자가 해방되고 평화와 생명과 기쁨이 확장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신학회에 연구위원회가 올해 2월 출범돼 연구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연구위원회는 과학적 무신론, 쾌락을 추구하는 문화, 기독교 가치관의 붕괴로 무너지는 세계교회를 살리기 위한 온신학적 대안을 찾는 신학적 운동을 진행하게 된다. 현재 30여 명의 학자들이 모여 연구하고 콜로키움을 통해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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