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잃은 양 '회심자', 어떻게 돌봐야 하나?

돌아온 잃은 양 '회심자', 어떻게 돌봐야 하나?

[ 힐링이필요해 ] 회심 성도 돌봄

박형국 교수
2024년 08월 27일(화) 16:02
Microsoft Designer를 통해 AI가 제작한 이미지.

이단, 전체 교인의 8.2% 추정…그중 3%는 돌아온다
회심자 치유·회복 위해 목회적 돌봄 노력해야
부정적 시선 거두고 잃어버린 영혼에 관심 높여야
회심자, "탈퇴하고 수년이 지나도록 교회 공동체로


이단 사이비 집단의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성경에서 증언되고 있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거짓 꿈을 예언'하고 '거짓과 헛된 자만'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미혹하게 하는 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준엄하게 질타한다(렘 23:32; 참조. 29:80). 하나님께서 보내시지도 않았으며,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는 아무 유익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단 사이비 교설은 끊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득세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이미 이단 사이비 교설을 지어내고 유포하는 자들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라 경계하셨다(마 24:4; 막 13:5). 그리스도를 빙자하여 많은 사람, 심지어 '택하신 자들'을 미혹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마 24:5; 참조. 마 24:24; 막 13:22).

현재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이단 사이비 집단들이 교회와 사회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그 가운데 더욱 특별히 경계해야 할 이단 집단으로 하나님의 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안상홍증인회), 구원파(박옥수 계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문선명),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만희), 그리고 국제크리스챤연합(정명석/JMS) 등을 들 수 있다. 이단 사이비 집단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최근 이단 신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한국교회 이단 비율은 전체 교회 출석 교인의 8.2%로 추정된다. 그 가운데 3% 정도만이 이단 집단의 실체를 인식하고 돌아오는 실정이다. 예수님께서 한 마리의 잃은 양을 향한 목자의 긍휼과 다시 찾은 기쁨을 말씀하셨지만(눅 15:1~7), 현재 이단 사이비 집단에 미혹되어 돌아오지 못한 신자의 비율이 너무 높다. 이단 사이비 집단에 빠지는 신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 실상을 깨닫고 돌아서 나오는 회심자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회심 교인을 돌보는 전문가들의 현장 경험에 따르면, 그 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의 발걸음을 다시 교회 공동체로 되돌려야 할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더불어 이단 사이비 집단에 빼앗긴 성도들, 이른바 회심자들을 다시 교회의 품으로 끌어안아야 할 커다란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교회는 어떻게 회심자들이 건강하게 신앙 생활할 수 있도록 끌어안고 이끌 수 있을까? 교회가 회심자를 돌보고 교회로 다시 이끌기 위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회심자가 성도로 다시 건전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인도하기 위하여 교회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두 차원으로 정리해 보자.

먼저, 교회는 회심자가 치유되고 회복되도록 목회적 돌봄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단 사이비 집단에 미혹되는 이유와 유형을 살펴보면, 회심자들은 목회적 돌봄이 더욱 각별하게 필요한 이들임을 알 수 있다. 이단 사이비 집단에 빠지는 사람들을 일반화할 수 없지만, 주목해야 할 심리적·사회적 유형이 드러난다. 주로 가족, 대학, 직장 단위에서 친밀한 관계를 연결 고리로 해서 이단 사이비 집단에 미혹되기도 하고 회심하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종교적으로 열성적이며, 심리적으로 불안이나 관심으로 인한 공동체 소속이나 의존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나 갈망을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대체로 이단 집단의 미혹에 빠지기 쉽다. 실제 회심 과정에서 이루어진 상담 결과를 보아도 회심자들은 가정에서 가까운 가족이나 교회에서 목회자와 동료 교인과의 관계에서 받는 심리적 상처에 더욱 예민한 경우가 많다. 이단 사이비 집단들은 이들의 심리적, 사회적 취약점을 교묘히 파고든다.

따라서 교회들은 회심자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잃어버린 영혼과 생명을 위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총회 이단 상담사 교육에 초빙한 현장 전문가들은 교회가 회심자들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회심자들은 심리적으로 자책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져 있으며, 가족과 교회 안에서 대인 관계와 각박한 삶의 현실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지니기 쉽다. 회심자들이 지닌 불안정한 심리적 특성을 세심하게 배려하여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잘 도와야 한다. 교회는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따뜻한 심정을 지녀야 한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회심자들을 대하는 교회와 교인의 태도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듯하다. 실례로 최근 코로나를 거치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신천지에 미혹되었다가 탈퇴하고 회심한 한 당사자는 탈퇴하고 수년이 지나도록 교회 공동체로 돌아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회심자의 입장에 서서 좀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지니고 성실하게 경청하며, 공감적으로 이해하며,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회심자들을 돌봄에 있어서 가능한 한 전문적이며 협력적으로 돌보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전문적 돌봄이란 회심 상담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의 도움과 안내를 받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가급적 총회가 공식 인정할 수 있는 전문가나 전문기관이어야 한다. 협력적 돌봄이란 회심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정과 교회, 그리고 전문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회심 상담전문가들에 따르면, 회심자 자신에 대한 상담뿐 아니라 가족 상담이 필요하다. 실제로 가족과 교회, 그리고 전문상담사의 협력적인 노력으로 회심자가 치유되는 구체적인 사례가 많다.

다음, 교회는 기본적인 목회적 돌봄 차원에 머무르지 말고 보다 근본 차원에서 성경과 기본 교리, 그리고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예방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이단 사이비 교설에 빠지는 근본 이유는 신앙 정체성이 약하기 때문이다. 회심자들은 대체로 성경,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특별히 종말과 구원 교리를 이해하려는 열망이 강하며, 천국에 대한 소망을 두드러지게 지닌다. 따라서 이단 사설에 대한 반증뿐 아니라 성경과 기본 교리를 온전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후속 교육이 필요하다. 성경과 교리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교육은 회심자들뿐 아니라 예방을 위해 전체 교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회심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이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미혹된 경우가 많다. 예방 교육이 최선의 돌봄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교인들이 이단에 넘어가거나 미혹되기 전에 이단 집단에 미혹되지 않도록 미리 교육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한 방책이다.

최선의 예방 교육은 복음의 능력을 성도의 삶 속에서 구현함으로써 교회의 정체성을 세우는 일이다. 교회들은 발호하는 각양 이단 집단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가운데 복음으로 신앙을 성숙시키고 위기를 맞고 있는 교회의 정체성을 다시 세움으로써 교회를 새롭게 할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복음의 본질을 다시금 실현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롬 1:16)'인 복음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없이 역사할 것이다. 교인들에게 이단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건전한 신앙생활로 인도하는 일은 최근 지속해서 교회에 대한 불신의 풍조가 확산하는 어려운 형편에서 이단 사이비 집단의 실체를 알리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너희 중에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를 누가 돌아서게 하면…그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할 것"(약 5:19, 20)이라는 말씀대로 회심자들의 영혼과 생명을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한 목회적 돌봄과 나아가 성경과 교리의 바른 이해를 위한 교육을 통하여 교회의 정체성을 세워 하나님의 자녀로서 가정, 교회, 사회, 국가, 세계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데 이바지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는 일은 이 혼탁한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마땅한 일이다.



박형국 교수 / 총회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한일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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