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현장 신구세대 단절 '언어'에서도

목회현장 신구세대 단절 '언어'에서도

[ 목회 ] 언어 단절은 신앙 연대 약화, 세대가 이해하는 언어로 소통 필요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4년 08월 16일(금) 10:05
총회 다음세대비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청년목회 담당자들이 목양에 대한 논의를 갖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선생님. '치유'가 뭐에요?"

이는 최근 열린 '교회학교 어린이대회' 글짓기 종목에 참가한 초등학생들로부터 쏟아진 질문이다. 당일 현장에서 글짓기 주제로 '치유하시는 하나님'이 제시됐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치유'라는 단어에 생소함을 보였다.

총회 교육주제에 맞췄지만, 결과론적으로 어른 눈높이의 단어 제시였다. 세대가 이해하는 언어로의 변환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교회 내에서, 그리고 목회 현장에서 '언어 단절'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물론 다양한 연령층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교인들이 공통된 신앙 언어를 갖기란 어렵다.

다만 이러한 언어의 단절이 교인 간 소통과 연대감을 저해시키고, 때에 따라서는 교회 활동의 효과를 약화시킬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학적 배경을 필요로 하는 용어와 널리 통용되는 표현의 차이가 소통의 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학교가 침체하며 다음세대를 위한 신앙의 전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현재, 신구세대 간의 언어 단절은 소통을 방해할 요인으로 작용한다.

교회학교 학생들과 MZ세대는 디지털 용어를 사용하고, 이에 반해 기성세대는 익숙한 전통의 언어 사용을 고집하며 불통을 겪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회 안에서 선후배나 호칭이 애매한 경우 부르던 '형제·자매'라는 용어가 다음세대에서는 이해 불가다. 그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선후배 간 이름 뒤 '님'을 붙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회에서는 세대 간 이해를 돕는 언어 통합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른바 '교회 용어', 즉 교회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를 현대어로 변화시키며 효과적인 소통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교회문화 전문가들은 "교회의 언어 통합은 결국 공동체의 결속과 화합을 강화하며 신앙 생활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조언을 한다.

또한 다음세대 사이에 통용되는 신조어를 목회현장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신조어는 시대상과 문화를 반영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은 "신조어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이는 한글이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문자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국립국어원은 세대 간 소통 능력을 높이고자 우리말을 함께 만들고 모두 누리자는 취지로 '우리말샘'을 운영하고 있다. 표준어뿐만 아니라 신조어와 근대 한국어의 고어나 방언,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는 외래어까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교회에서도 교역자와 기성세대 항존직들을 중심으로 바로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언어 전달의 차이를 이해하고 보편적 언어로 교육과 소통의 효과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다음세대의 신앙 전수는 물론 불통을 소통으로 만들 기초가 닦일 수 있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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