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찾아오는 차별화된 신학교

학생들이 찾아오는 차별화된 신학교

[ 땅끝편지 ] 카자흐스탄 방승수 선교사 ⑤

방승수 선교사
2024년 07월 31일(수) 01:04
장신대 목회전문대학원 박사과정(Th.D in Min)에서 선교학을 전공하면서 선교학 교수뿐 아니라 타 과목의 교수들과도 친분을 쌓아갔다. 친분은 곧 선교지를 섬기는 도구가 되었다. 중앙아시아에 차별화된 신학교를 세우고자 기도했고, 장신대에서 강의의 고수인 교수들을 초빙하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8년 동안 22명의 장신대 교수가 65회(년 8명)에 걸쳐 카자흐스탄 선교지를 방문하여 강의로 섬겨주었다. 그리고 강의에 필요한 신학 교재가 부재했기에 선교지 상황에 적합한 장신대 교수의 저서 중 12권을 러시아어로 번역해 교재로 사용했다. 목회학 강의는 한국에서 건강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강의하도록 했다.

장신대 교수들의 강의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수준도 중요했다. 신입생 모집시 강의를 소화할 수준의 학생 즉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를 졸업한 목회자 17명을 모집했다. 장신대 교수들의 강의는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차별화된 신학교라는 소문이 중앙아시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그 이듬해부터 신입생 모집이 아주 수월했다. 중앙아시아의 3개 나라 즉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 학생들이 몰려왔고 곧 40명이 되었다.

대략 130개의 민족이 있는 중앙아시아에서 12개 민족의 학생들이 입학했다. 학생들의 입학 배경은 다양했다. 선교사와 담임목회자의 추천을 받아 온 학생부터 학위와 졸업장이 필요한 학생 그리고 타신학교에서 교수로 사역하는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체계적으로 신학을 공부하고자 온 학생도 있었다. 또 평신도 선교사로 오랫동안 사역하다가 신학의 부재를 깨닫고 찾아온 한인 선교사들도 있었다. 교단의 배경도 다양했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가정교회 지도자 등 신입생을 모집할 필요 없이 스스로 학생들이 찾아오는 신학교가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있다. 먼저 우즈베키스탄 누쿠스(Uzbekistan Nukus)에서 교회 등록을 받지 못하여 자신의 집에서 비공식적으로 십 여명이 모여 예배하고 있는 카라칼팍인 베크볼랏(Bekpolat)이다. 그는 몰도바(Moldova)에서 4년 신학을 공부했지만 제대로 더 공부하기를 원해 알마티까지 2000km 이상의 거리를 2박 3일 동안 4번의 차를 바꿔타고 국경을 넘어 찾아온 학생이다. 5일간 공부하고 또 2박 3일에 걸쳐 자신의 사역지로 가야 한다. 그는 3년 과정의 신학교를 4년 만에 졸업하여 현재 누쿠스에서 카라칼팍인들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다.

또 한 명은 학교 소문을 듣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Uzbekistan Samarkand)에서 찾아왔다. 청강을 요청했던 그는 하루 강의를 듣고서는 '사실 자신은 사마르칸드 장로교회 담임목사인데 부교역자를 제대로 훈련시킬 신학교를 찾던 중 소문을 듣고 왔다'고 했다. 1100km를 달려와 확인한 후 다음 학기에 등록했고 현재는 졸업하여 사마르칸드 장로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70% 이상이 이슬람인 중앙아시아에서 기독교 신학교가 이렇게 수 년 내에 성장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찾아오는 신학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강력한 역사이며 은혜임을 고백한다.

방승수 선교사 /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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