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종교인 영적 관심 많아…"소통의 선교 필요"

무종교인 영적 관심 많아…"소통의 선교 필요"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7월 01일(월) 07:22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 정도는 높은 편이지만,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영적 차원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탈종교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지만 삶에 대한 근원적 고민과 영적 세계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의 종교 실태를 조사한 '동아시아 사회의 종교와 영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대만 베트남 홍콩 등 동아시아 5개 사회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 정도는 5개 사회 중에서도 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무종교인 비율은 52%로 홍콩(6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는데, 이 52% 중 23%만이 어린 시절부터 무종교인이었다고 답했다. 즉, 절반이 넘는 29%의 무종교인들은 어린 시절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나 성인이 된 후 종교를 이탈한 사람들인 것이다. 이런 탈종교화 현상은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는데 35세 이상 응답자 중 53%가 종교를 갖고 있다고 답한 반면, 18세에서 35세에서는 31%에 그쳤다.

이처럼 한국은 탈종교화 정도가 높은 편이지만, 삶의 근원적 물음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2%가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이라고 답해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가끔 생각한다'의 비율 역시 37%로,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무종교인들 중에서도 영적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이나 영혼과 같은 세상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 무종교인의 41%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무종교인 중 39%가 지난 1년 동안 사주나 타로 등 점을 본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조사대상국 중 압도적 1위로, 2위 일본과 베트남(16%)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무종교인이라고 해서 모두 무신론자나 종교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완전히 세속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는 어떤 선교 전략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이들을 섣불리 교회로 인도하려고 하기 보다는 종교적·영적 세계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토대로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무종교인들의 종교적 관심은 기존 종교나 제도 종교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영적 차원에 대한 관심"이라며 "이들은 기성 종교에 실망하거나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성은 제도화된 형태가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개별화된 영성에 가깝다. 그리고 기존의 종교 전통이나 교리를 따르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관심이나 취향에 따라 폭넓은 영적인 차원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영성에 대한 이들의 관심 자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이들의 영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방식으로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하게 기독교 영성이나 교회 안으로 포섭하려고 하기 보다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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