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활용한 목회

인공지능을 활용한 목회

[ 똑똑! 인공지능시대 목회 ]

김윤태 목사
2024년 05월 23일(목) 11:11
인공지능은 비즈니스나 연구 현장뿐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시리나 빅스비, 혹은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스마트 디지털 도우미'다. 최근 삼성과 애플에서 인공지능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차례로 출시되면서 인공지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목회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첫째, 교회 건물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 많은 교회에서 매달 큰 비용을 들여 CCTV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교회 건물을 관리한다. 중소형 교회라면 스마트싱스 같은 홈 IoT 솔루션을 적용해서 적은 비용으로 보안뿐 아니라 냉난방, 조명, 전동 블라인드까지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다. 공기 질 센서와 공조기를 연동하면 본당 내부 습도나 공기 질까지 알아서 조절해 준다.

둘째, 사무 행정에 활용될 수 있다. 교회 행정업무 중 상당수가 한글, 파워포인트, 엑셀과 같은 오피스 문서작업이다. 인공지능은 이런 단순 작업 시간을 대폭 줄여줄 수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생성 AI 기반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을 출시했는데, 간단한 자연어 입력만으로도 성경 공부에 필요한 문서나 주보, 혹은 예배 때 쓸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준다.

셋째, 설교와 상담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설교나 성경 공부를 준비할 때 Claude, Gemini, ChatGPT, 뤼튼과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하고 있는데, 설교 전체 개요를 잡거나 상황에 맞는 성경 본문을 찾을 때도 매우 유용하다.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들도 이미 인공지능을 통해 교리나 성경, 신앙생활에 관한 상담을 받고 있는데, 대표적인 서비스가 어웨이크 코퍼레이션(Awake Corporation)의 '초원'이다. 성경 관련 질문이나 신앙 고민을 물어보면 답변이 될 만한 성경 구절이나 기도문, 심지어 권면 사항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데, 2023년 3월 17일 출시한 뒤 마케팅 없이 단 일주일 만에 5만 명이 사용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2024년 현재 월평균 이용자가 15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넷째, 예배나 교육 현장에도 활용될 수 있다. Adobe Firefly, Canva, Image Creator, Gamma, Google AI Studio를 활용하면 전문적인 그래픽 편집 기술이 없어도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성경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최근 업데이트된 Logic Pro 11이나 Music Maker의 Song Maker AI 기능을 활용하면 음악도 손쉽게 창작할 수 있다. Vrew나 Sora는 심지어 영상까지 손쉽게 만들어 준다. 외국인들을 위한 예배나 성경 공부 때도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전문 통역사 없이 각자 자신의 나라 언어로 실시간 설교 통역이나 성경 공부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최근 발표한 삼성 갤럭시 S24나 M4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를 이용하면 실시간 수준의 통역이 가능하다. OpenAI사는 한층 더 진보된 플래그쉽 AI 모델인 GPT-4o를 발표했는데, 텍스트, 음성뿐 아니라 실시간 영상까지 인식해서 지연 없는 동시통역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섯째, 목양 및 전도에도 활용될 수 있다. 아직은 정식 출시된 서비스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기존의 교회 관리 솔루션에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심방 대상자를 선별해서 알려주거나 그 가정에 필요한 성경 구절까지 제시해 줄 수 있는 인공지능 심방 전도사가 출현하리라 본다. 홈페이지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되면 접속자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교회 홍보나 맞춤형 전도 전략에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미국 개신교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그래픽 디자인(88%)이나 마케팅(78%), 교인 출석관리(70%)에 활용되는 것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교인 상담(6%)과 설교문 작성(12%)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재 한국교회는 교인 감소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심각한 자원봉사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학령인구 감소와 신학 지망생의 감소로 인한 목회자 수급 부족도 큰 문제다. 이런 위기 속에 인공지능은 부족한 사역자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PPT를 만들 수 있는 자원봉사자나 부교역자가 없는 소형교회나 시골교회에서 간단한 자연어 입력만으로 훌륭한 PPT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담임 교역자에게 큰 기회가 된다. 인공지능 동시통역 기능을 활용하면 중소형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 대상의 사역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잘 활용된 인공지능은 일꾼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오늘날 현대 교회에 훌륭한 동역자가 되어 사역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윤태 목사 / 대전신성교회·대전신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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