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교회에도 청소년이 있어요"

"군인교회에도 청소년이 있어요"

[ 미션이상무 ]

장상원 목사
2024년 03월 20일(수) 08:45
2023년 국군중앙교회 중등부 여름수련회를 인도한 장상원 목사가 청소년들과 함께했다.
군 위탁교육으로 2년간 야전에서 나와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 것이 하나있다. "그러면 사역은 어디서 하십니까?"였다. 위탁교육생은 야전부대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각 대학 학군단에 소속되어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 따라서 군목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도 일반 위탁교육생과 같이 2년 동안 부대에 출입하지 않고 학교에서 군에 필요한 연구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 부름을 받은 목회자가 일반 간부들과 똑같이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탁교육에 선발된 군목들은 대개 서울 소재의 대학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서울 근교의 군목이 없는 군교회나 군인교회의 모체교회인 국군중앙교회의 부서를 섬기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국국중앙교회의 부름을 받아 2년 가까이 중등부를 섬겼다. 국군중앙교회 중등부는 서울에서 근무하는 군간부의 자녀들로 대부분 구성되며, 교사들도 군인교회에서 성장한 군인자녀들이다.

아쉽게도 군인 자녀들은 군인교회에서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대상이다. 군인교회가 관심을 가지는 첫 번째 대상은 20대 젊은 용사들이며, 이들을 복음화하는 것이 군인교회의 가장 큰 과업이다. 군목의 수가 적고 용사가 목회의 중심이기 때문에 야전교회에서 군인자녀들은 교회학교도 다니지 못하거나 신앙적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군인 자녀들은 대부분 군인 아버지, 군인 어머니를 따라 초등학교를 4번 이상 옮겨 다녔다고 한다. 한참 예민하고, 친구가 중요할 나이인데 나라를 지키는 부모님을 따라 다니는 군인자녀들은 그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그래서 중등부를 섬기게 되었을 때 오히려 감사하고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내가 언제 또 이렇게 많은 군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말씀을 전하고 사역할 수 있을지 대뇌이며, 기쁘게 감당하였다. 학업의 무거움은 늘 부담이었지만,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과정들은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사명을 쫓는 삶의 기쁨을 누린 시간들이었다.

중등부 사역의 꽃은 뭐니 해도 여름 수련회다.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중등부 여름수련회를 두 번 진행하였다. 특히 작년의 여름 수련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군인 자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음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전하고자 애썼다. 설교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천로역정'을 보고 퀴즈를 풀며 구원이란 무엇인지 나누었다. 마지막 날 밤 기도회 때 모든 청소년들이 강단 앞에 모여 무릎 꿇고 기도하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많은 아이들이 신앙적 경험에 목말라 있었고, 수련회를 통해 느낀 바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이 경험을 통해 군인교회가 군인들의 가정에 더 관심을 가지고 돌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군교회 뿐만 아니라 군도 군인가족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얼마 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심리학회에 발표차 출장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심리학을 활용하여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미군을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왜 미군은 군인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프로그램이 많은지 물었다. 그의 답변은 간단했다. 가족에게 많이 지지받는 군인은 현장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군 역시 더 강한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인가족들에 관심을 가지고 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장상원 목사 / 육군 대위·국군지휘통신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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