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상담의 현실

목회상담의 현실

[ 똑똑! 목회상담 이렇게 ]

권진윤 목사
2024년 03월 01일(금) 08:49
얼마 전 설날을 앞두고 '변화하는 안동 종가 제사'라는 제언의 뉴스를 보고 어린 시절을 돌아보았다. 제삿날이 되면 제수를 장만하고 정성껏 제례를 올린 뒤 다음 날 아침이면 이집 저집으로 음식을 전하던 기억이 불과 수십 년 전의 일이었다. 기사의 내용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안동지역 40개 종가에 대한 조사한 결과 제사 문화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안동지역 종가들도 이런 변화의 흐름에 앞장서고 있을 정도로 '제사 시간이 저녁 7~9시로 바뀌고, 4대 봉사는 2대로, 합사도 늘어나고, '정성'에 의미를 두며 시대에 맞게 추모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단적인 예이지만 우리의 삶은 20세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놀랄 만큼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 이러한 사회 변화는 지금도 쉴 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보다 더 엄청난 변천을 거듭할 것이다. 한때는 전통을 고수하며 그것을 자랑삼아 살아온 문중 중심의 마을 사회에서, 도시 경제 사회의 모습으로 변모하면서, 우리는 상상 이상의 변화를 겪는 가운데 그 중심에 인간관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문 기사의 내용처럼 거추장스럽던 혼, 상 제례도 현실화하는 이때, 얼마 전 우리 교단에서도 쉽지 않은 '세례 규정'을 개정하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세미나가 진행되었는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 교단도 목회자도 시대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때로는 변화를 주도하는 그룹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목회상담 부분도 시대에 맞는 목회상담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심리와 상담심리 부분 역시 많은 변화의 과정을 걷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담 부분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필자도 십여 년 전 상담의 필요성을 알고 계획은 세웠지만, 그것은 관계전도를 위한 것이었지 목회상담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시대에 목회자로서 해야 할 일을 준비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상담공부를 시작하였지만, 이내 한계에 부딪힌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학부부터 다시 시작한 상담공부 이전에 미국에서 개발된 특히 목회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부부관계검사를 활용한 부부, 가족 상담 프로그램과 성격교차분석검사를 활용한 부부, 가족 상담 프로그램을 배워 커플, 부부, 가족 상담을 진행한 경험들이 어려움을 이기고 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마칠 수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아련히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상담이라고 하면 '심리 상담'이라고 떠올릴 만큼 심리학을 떠난 상담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심리학이 신성한 신학에 접목될 수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10여 년 전 학부부터 시작된 '사회복지' 계열을 넘어 상담 계열의 학과들이 대세를 이루게 되면서 신학대학과 대학원에도 심리 상담 관련 과목이 개설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목회상담을 위해 필자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시대 조류에 상담 분야는 우후죽순으로 성장하여 어디까지가 상담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지만, 목회 현장에는 목회상담이라는 개념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은 무엇 때문일까?

상담이 너무 세분되어서? 상담기법만 해도 수백 가지가 되고, 상담 관련 자격증이 무려 수십 가지가 넘고, 그 이름도 개인-집단상담은 물론, 아동, 청소년, 노인, 부부, 가족, 학교, 학생, 결혼, 진로, 직업, 군인, 정신건강, 음악, 미술 상담 나아가 온라인 상담(인터넷 매체 활용) 등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이 가운데 목회상담도 당연히 포함되지만,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지금은 전국적으로 드러내 놓고 포교 활동을 하는 모 이단 사이비 집단이 활성화된 이면에 '00 심리검사'를 활용한 상담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옛말에 '앞서가면 도둑놈, 뒤에 가면 순경'이라는 우스갯말이 있었듯이 앞서가야 할 부류들이 오히려 전통을 내세우며 뒷걸음치고 있는 현실이 어디 이뿐인가만은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목회상담의 정의에서 목적, 현장의 실제 적용까지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기를 기대해 본다.

권진윤 목사 / 참사랑교회·행복키움연구소, 바른신앙회복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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