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리아 일기, 전도부인의 강도 만난 이야기

도마리아 일기, 전도부인의 강도 만난 이야기

[ 선교여성과 교회 ] 전남지역 여전도회53

한국기독공보
2024년 02월 01일(목) 11:18
1949년 9월 12일에 쓴 도마리아의 일기는 이일학교 학생이 제주도 전도부인으로 파송돼 겪은 모진 경험을 보여준다. 그는 이 사건을 '현대판 사도행전적 역사'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하나님을 전심으로 의지하고 그분을 신뢰하는 이들에게 천군 천사를 동원해 진치고 보호하신다는 약속이 이뤄지는 삶의 현장인 셈이다.

이제부터 쓰는 이야기는 담대한 믿음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호하셨는지를 보여준다. 이일성경학교에 30세 된 이옥수라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한국 남단, 제주도에서 왔다. 동네에 크리스찬은 한 명도 없는 가운데 그녀 혼자 회심했고, 주님의 일에 특별한 열심을 갖고 있다.

봄 내내 그녀는 먼 곳까지 걸어가서 외딴곳에 있는 주일학교를 도왔고, 그 결과 그녀가 사역하는 곳마다 아주 성공적이었다. 봄 학기가 끝나갈 무렵 마침 집사님 한 분이 직접 찾아와 사역자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도 있어 나는 그녀에게 제주도에서 여름 동안 전도부인 사역을 해볼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곳에 갈 돈이 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녀에게 돈을 주었고, 그녀는 기뻐했다.

목포 지역 교회에서 학업을 마치는 대로 그녀를 전도부인으로 세우기로 했다. 그들은 그녀를 일단 그곳에 가도록 했고, 그녀는 주말을 제주도에서 보냈다. 우리는 그녀가 사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었다.

그녀는 상당히 유복한 어느 장로님 댁에 유숙했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주일 밤에는 그녀와 가족들 모두 여자 숙소에서 잠을 잤다. 그녀는 면전에서 총을 든 강도로 인해 잠에서 깼다. 그리고 다른 강도는 그녀의 어깨 위에 칼을 대고 있었다. 강도들은 아마도 그녀가 그 섬에 잠시 들른 것이란 소리를 듣고 그녀가 돈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들은 "돈 내놔 아니면 죽여 버릴 테다"라고 말하며, 그녀의 돈과 옷가지뿐 아니라 연필과 공책, 아이들을 위한 그림까지 내가 그녀에게 준 모든 것을 살피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에게 송금할 길이 없어서 왕복 차비를 현금으로 주었다.

나는 그녀에게 조심하라며 신신당부를 했지만, 그런 악당들을 만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이 하는 것처럼 자신의 옷 품에 돈을 지니고 다녔다. 이 강도들은 모자를 쓰고 푸른 잎으로 만든 망토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추적자들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나무로 위장했던 것이다.

강도들은 "이 칼이 가짜로 보이고, 이 총이 빈 총 같으냐? 반항하면 본때를 보일 테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잠자코 앉아서 그들과 자기 자신을 위해 기도했다. 그러자 그들은 "너희를 죽이지는 않을 테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 그녀와 집에 남아있던 자들은 아침이 될 때까지 찬송을 부르며 기도를 드렸다.

그녀는 집 바깥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다른 강도들이 옷이며, 이불이며, 쌀이며, 돈 등 닥치는 대로 탈취해 갔다. 그들은 장로를 방에서 끌어내 마을 밖으로 멀리 끌고 가서, 그를 에워싸고, 그의 옷을 다 벗기고 무릎을 꿇렸다. 장로는 이런 식으로 죽는 것보다 차라리 저항하다가 죽기로 결심하고 말했다.

"아니, 나는 무릎을 꿇지 않을 테다. 예수쟁이인 나를 너희가 감히 대적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들은 몇 차례 반복해 그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말했지만, 그는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는 사이에 틈이 보여, 그 무리를 뚫고 전속력으로 질주하여 탈출했다. 그는 산속을 달려 다른 지역으로 갔다.

그의 가족들은 밤중에 간헐적으로 총소리가 나서 그 장로님이 이미 살해당했다고 여겼다. 아침 일찍, 동네 사람들이 그의 시체를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긴 풀로 몸을 칭칭 감싼 채 마을로 달려오면서 소리를 외쳤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는 살아 있소." 오히려 죽임을 당한 자는 그 강도들을 장로 집으로 이끌어 들였던 청년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사도행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주말에 벌어진 그 사건이 우리 학교 여학생이 머물던 그 마을과 집에서 터졌던 일이라는 사실을 이옥수 학생이 학교로 복귀 한 9월 2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았다.

그녀는 우리 집 현관 앞에 앉아서 나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목포) 교회가 그녀를 제주도에 파송하면서 구제품으로 보냈던 미제 옷 몇 벌을 보여주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