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전승의 위기와 세대통합예배

신앙전승의 위기와 세대통합예배

[ 주간논단 ]

김형석 목사
2024년 01월 23일(화) 08:00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이 이 땅에 전파된 19세기 이래, 한국교회는 항상 격동의 세월을 보내며 수많은 위기를 만났으며 동시에 그 위기를 극복해 오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교회는 한 번도 위기가 아닌 시대를 지나온 적이 없었다. 오늘 우리는 또 다시 격동의 세월에 버금가는 전환기 내지는 위기의 시대를 만났다. 코로나19는 분명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그리고 교회가 맞닥뜨린 부인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이자 위기였음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회의 위기를 코로나19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필자는 한국교회 위기를 조금은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신앙전승의 실패 내지는 어려움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단언한다. 왜 극단적인 표현으로 '실패'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가? 17~18세기 영국의 로버트 레이크스의 주일학교 운동을 시작으로 태동한 주일학교는 복음이 한국으로 전래된 이후, 1888년 1월 감리교 선교사 메리 스크랜턴 여사에 의해 이화학당에서 12명의 소녀와 3명의 부인, 3명의 선교사로부터 시작된 주일학교가 이후 한국교회 부흥과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0년도 채 되지 못한 시점에서 한국교회와 교회학교는 심각한 문제를 만나게 되었다. 가정과 교회학교에서의 신앙전승의 위기를 만났다는 점이다. 이것은 다분히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교회학교가 출발하던 시점에서부터 자녀들의 예배가 부모세대의 예배와 분리되어 드려졌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판단한다. 인간은 문화적 존재다. 문화는 동시에 공유와 공감 그리고 이질감이 동시에 존재한다. 문화는 사회적 산물이자 동시에 매우 개인주의적이다. 따라서 부모자녀세대의 예배분리는 이후 문화, 정서적 이질감이 확대되는 것으로 발전해 갔고, 이것은 예배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도 부모세대의 그것과는 상대한 괴리감을 느낄 정도로 서로 다르게 변해버렸다. 예배에 있어서 서로 다른 이질적인 문화와 형식들은 비록 본질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공유, 공감, 소통하는 것에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

결국 이런 이유로 인해, 한국교회는 작금 부모-자녀세대 간 신앙전승에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 2018~2019년 서울시 교육청자료에 따르면, 기준 청소년의 복음화 비율은 전국평균 4%, 서울시 평균은 5%로 보고되었다. 2020년 이후에도 그 비율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표면적인 인구대비 기독교인의 비율이 20~25%인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한국교회 기독교가정 내 자녀의 복음화 비율은 20%도 채 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부모-자녀의 신앙전승 비율이 20%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교인들의 자녀들만 나와도 교회학교는 차고 넘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전환기 시대, 위기의 시대를 맞이한 한국교회가 미래를 향해 새롭게 도전하며 복음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서 세대통합예배에 대해 깊이 우리 모두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신앙전승의 단절과 그 원인으로 지목한 예배분리를 극복하는 것에서부터 답을 보려는 것이다. 즉 세대통합예배의 회복이다.

세대통합예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예로 들기 위해 필자의 미국 유학시절의 경험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시카고 스코키(Skokie)는 원래 유대인들이 오랜 세월 거주하던 마을이다. 이곳에서 유대인들의 회당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그 당시 랍비와 나눈 이야기들 중 인상 깊은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유대교에 있어서 부모자녀세대의 신앙전승의 비율에 대한 질문에 랍비는 주저 없이 90%가 넘는다고 답했다. 랍비는 그 비결을 세대통합예배라고 답했다. 하나의 예배 그리고 예배 후 세대별 교육과 모임에 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가정예배라고 답했다. 즉 회당에서의 세대통합예배를 통해서 하나의 예배 가운데 예배문화와 의식, 전통들이 자연스럽게 공유되고 공감되며 전승되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또한 회당의 예배가 회당에서 그치지 않고 가정예배로 이어지도록 각 가정에서 드릴 예배교본을 가르치고 있었다. 필자는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한 도전을 받았다. 혹 이것이 한국교회 교회학교가 당면한 세대 간 예배분리의 위기와 신앙전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김형석 목사/삼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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