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실 환경 하나하나가 다음 세대에겐 커다란 가치로 경험

예배실 환경 하나하나가 다음 세대에겐 커다란 가치로 경험

[ 6·7월특집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학교 - 7.교회학교 온라인 예배

조성실 목사
2022년 07월 12일(화) 14:38

조성실 목사

요즘 젊은 세대가 트롯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에게 트롯은 '신제품'이기 때문이다. 소설가 스티븐 킹은 '모든 오래된 것이 머지않아 새로운 것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말대로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라이프가 현실이 된 요즘, 도리어 새로운 얼굴을 한 아날로그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색스는 그의 책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다시 떠오르는 아날로그의 사례들을 소개한다. 실리콘밸리 리더들은 디지털기기 대신에 '몰스킨 (종이) 노트'를 즐겨 사용하고, 유명 가수인 레이디 가가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LP레코드로 앨범을 발매하였다. 요즘 10대들은 턴테이블과 필름 카메라에 열광한다. 가장 오래된 제품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학교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였다. 모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 예배는 유일한 대안이 되었고, 교역자들은 온라인 예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했다. 여건이 가능한 교회들은 전문 스튜디오나 최신 장비들을 구축했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들은 손을 놓고 어서 코로나가 끝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코로나가 엔데믹이 되어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때, 교회학교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 것인가? 온라인을 위한 '디지털 기술'에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을 투입할 것인가?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코로나를 지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균형'이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부터, 이제는 인간중심의 '휴먼터치(human touch)'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학교는 '리아날로그(re-analog)', 즉 진화된 새로운 아날로그로 변화해야 한다.


'리아날로그 교회학교'를 위한 세 가지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면예배의 실재감(presence)을 증폭하라

우선 교회학교는 대면예배를 회복해야 한다. 이는 출석률의 회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면예배가 가진 중요성, 대면예배만이 줄 수 있는 신앙의 경험들을 다시 회복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다음 세대가 오프라인 공간에 와서 실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학교에서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것은 예전(liturgy)의 강화이다. 예배 가운데 세례와 성찬을 강조해야 한다.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시각 중심의 예배를 넘어, 오감을 통해 경험하고 참여하는 실재감 넘치는 예배를 기획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작년부터 시행되는 '아동세례'는 매우 효과적인 신앙교육의 현장이 된다. 회중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신앙을 고백하고, 머리로부터 흘러내리는 세례수를 직접 느끼는 것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신앙의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아가 부서 예배실의 환경 구성에 더욱 많은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지 하나, 촛불 하나, 조명과 공간의 울림 하나도, 다음 세대에게는 매우 커다란 가치로 경험되어 진다는 것을 고려하여 구성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시도하라

글로벌컨설팅기업 커니(Kearney)가 1500명의 미국 소비자들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4~24세 Z세대 응답자들은, 그보다 나이가 많은 응답자들에 비해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 응답자의 81%가 오프라인 쇼핑을 더 선호하고, 73%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새로운 상품 발견하기를 기대하였다. 그들에게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선호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50% 이상은 '매장에서 직접 쇼핑을 할 때에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세계로부터 단절과 해방감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점에서 교회학교는 디지털 환경으로부터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는 신앙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는 거룩, 즉 하나님 앞에 구별되는 경험을 의미한다. 단, 디지털 디톡스는 일방적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미라클 모닝', '갓생(God+生) 살기' 등의 자기계발이 유행이다.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한 집중력 향상 앱 중에 포레스트(forest)라는 앱이 있는데, 이 앱은 일정 시간동안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일에 집중하게 되면, 앱에서 나무가 자라난다. 그리고 집중 성공 시 얻어지는 코인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 실제 나무를 기부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디지털 거리두기'가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 세상에 의미 있는 도움을 준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교회 수련회나 여름성경학교 기간에 강제적으로 아이들의 핸드폰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고도 의미 있는 디지털 디톡스로의 참여를 시도해야 한다.

셋째, 진심으로 다가가라

최근 가상 인간을 앞세운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가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대중들과 소통한다. 하지만 올해 한 설문에서 가상 인간이 등장하는 광고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을 때, Z세대의 10중 7명은 "가상 인간이 등장하는 광고에 호감을 느낀 적이 없다"고 응답(75%)하였다. 그 이유 중 1위는 "(그의) 말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서"(48.4)였다. 이처럼 아무리 가상 인간이 실제 인간과 똑같이 닮게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그 속에 담긴 진심까지는 모방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여도 아이들은 결코 AI설교자나, AI교회학교 교사로부터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실제처럼 생생하게 재현할 수는 있으나, 실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디지털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다음 세대에게 조금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신앙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 교역자의 진심 어린 행동 하나가 화려한 영상편집이나 영혼 없는 기프티콘보다 더욱 커다란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다.

조성실 목사 / 소망교회 온라인사역 실장, 장로회신학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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