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변화, 회복 그리고 선물

아이들의 변화, 회복 그리고 선물

[ 6·7월특집 ]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학교

이석영 목사
2022년 06월 08일(수) 18:19
이석영 목사
코로나19와 우리의 삶을 생각하면 '변화'와 '회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코로나는 우리의 인간관계, 근무, 여행, 수업, 영업 등의 일상적 형태들을 강제로 변화시켰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다행히 얻은 것도 있고 당연히 바뀔 것도 있었던 이 변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회복'의 시점에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을 확인하고, 무엇을 다시 찾고 바꿔야 하는지를 고민해야하는 시대적 책임을 안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은 코로나로 무엇이 변했을까? 이들은 어떤 회복이 필요할까? 코로나는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 갔다. 학교를, 또래 친구들을, 놀이터를 잃고 그 누구보다도 힘들고 외롭게 견뎌야 했다. 이제는 상황이 변해 그간 잃은 것에 대한 회복을 생각하지만, 정말 이 시대 아이들의 회복은 잃은 것에 대한 물질적 보상이 아닌 시간과 마음과 희망이 필요한 영적회복이다.

기독교신앙을 가진 아이들 역시 많은 것을 잃었다. 교회학교의 활동과 함께 하는 친구들을 잃었다. 교회에 가는 기쁨을 잃었다. 온라인으로 예배하고 수련회를 진행했지만 신앙의 진정한 기쁨은 그것을 통해 전해지기 어려웠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겠지만, 사실 회복의 시간은 어쩌면 생각보다 긴 출애굽의 여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또 어떤 보상이 필요하든 교회학교와 신앙교육은 분명히 회복되어야 하며, 아이들과 교회학교의 변화를 이해하고 내일의 방향과 방법을 찾아야 함은 오늘 우리 모두의 사명이다.



코로나로 인한 아이들의 변화의 핵심은 '온라인'이다. 온라인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아이들은 온라인을 너무도 강하게 그리고 자극적으로 경험했다. 온라인은 비대면의 좋은 대안이었고 나름 편리함과 혜택이 많았다. 그리고 교회 역시 예배, 성경학교, 수련회 등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했으며, 여기에 잘 적응하며 노하우를 갖고, 자료와 방법을 다양화하며 필요한 미디어 환경을 구축하여, 온라인이 주는 장점을 충분히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대두된다. 온라인이 주는 미디어의 효과, 디지털 환경, 편리한 운영 등이 중요시되면서 인간, 만남, 소통, 함께 함, 나눔 등 그동안 소중했던 것들이 소외되고, 기계적 안정성에 의존하다 보니 실수와 부족함 등 인간적인 모습은 외면받았다. 사실 아이들은 서로의 부족함을 보고, 이해하고 그것을 채우며 서로 배운다. 그리고 신앙교육은 우리의 부족함이 출발이고 이를 채우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 과정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겨진 자료와 평가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런 점들 때문인지 미디어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버리고, 오히려 불편함이 동반된 예배의 본질을 추구하고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요즈음 심각하게 등장한다.

또한 '선택'의 문제도 있다. 온라인의 장점은 시간, 장소, 범위, 내용을 다양하고 편하게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신앙교육은 다르다. 나의 선택보다 하나님의 선택 먼저이고, 편안함의 선택이 아닌 고난과 희생의 선택이며 영적 선택이다. 원하는 교회와 예배시간을 내가 선택해서 골라 참여하면 되는 코로나 상황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현장의 중요성과 어렵고 힘들지만 지켜야 하는 우리의 예배가 어떻게 다시 익숙하게 될지, 어떻게 다시금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게 될지, 함께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일이다.

또 다른 변화는 자신이 손해 보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여기에 저항하는 것이 요즈음 너무도 당연시 되는데, 이것이 코로나 상황과 겹쳐 서로의 감정을 강하게 표현함으로 인해 여러 문제들이 일어난다. 아마도 코로나 상황으로부터 나를 지키지 못하면 가족, 직장, 학교 등에 큰 어려움이 있기에 타인의 아픔보다는 나를 우선 지켜야 했고, 남의 문제와 부당하게 생각되는 것에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비난하고 멀리하고 분노하는 모습에 익숙했다.

그러나 신앙교육은 전혀 다르다. 내가 손해보고 우리가 희생하는 삶이 모범이다. 신앙교육은 나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힘쓰고 희생할 줄 아는 삶을 가르치는 것이며, 신앙의 본질은 자기를 부인하는 십자가의 정신을 가르쳐 살게 하는 것임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코로나는 아이들의 신앙의 자신감을 크게 위축시켰다. 아이들의 믿음이 위축된 것은 아니지만 믿음의 표현을 힘들어한다. 아마도 기독교와 교회에 관한 오해와 수많은 비난에 노출된 현실로 인해 그런 듯하다. 필자의 학교의 아이들도 기독교인의 경우 자신의 신앙을 표현함에 예전보다 상당히 소극적이다. 기도도 말씀도 찬양도 자신의 마음속에 감추고 있는 듯, 개인적으로는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남 앞에서 표현함에 소극적이다. 이런 아이들을 대할 때면, 어떻게 해야 이 아이들이 자신의 믿음을 자랑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그리고 무엇을 해야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기독교 신앙을 더 키워줄 수 있지를 내 자신이 어른으로서 신앙인으로서 또 목회자로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 물질적 보상이 아닌 위로와 기다림과 희망이다. 움추린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고 소중한 믿음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 자신 있게 하나님 말씀을 읽고, 전하고,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을 우리의 삶을 통해서 그리고 우리의 교회를 통해서 멋지게 보여주고 싶다.

또 '기다림'을 선물하고 싶다. 바뀐 아이들의 일상과 문화를 다시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기에,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의 변화를 지켜봐주고, 기다려주고 또 믿어줄 수 있는 믿음의 선배들의 기다림을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긍휼'이 주는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 그동안 익숙했던 미움보다도 더 큰 힘을 가진 긍휼을 갖게 하고 싶다.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불쌍하기에, 서로가 너무도 힘들고 아팠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감싸는 용기, 바로 예수님의 마음을 닮은 '긍휼'을 우리의 교회학교에서 가르쳐 주고 싶다. 그리고 세상이 아닌 반드시 우리를 통해서 볼 수 있도록 꼭! 선물하고 싶다.

이석영 목사 /경신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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