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선지자(신 18:15~22)

나와 같은 선지자(신 18:15~22)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5

강성열 교수
2021년 09월 08일(수) 15:56
오늘의 본문을 담고 있는 신명기 18장은 이스라엘 백성의 종교 지도자들인 제사장들과 레위인들 및 선지자들에 관한 규정들을 담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1~8절이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다면, 15~22절은 선지자들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으며, 그 중간인 9~14절은 이스라엘 주변 민족들의 이방 종교 전문가들에 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늘의 본문인 15~22절은 두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그 첫 번째 단락인 15~19절은 하나님이 세우실 참 선지자에 관한 말씀을 담고 있으며, 두 번째 단락인 20~22절은 거짓 선지자에 관한 경고의 말씀을 담고 있다.

15절: 바로 앞 단락(9~14절)에서 이스라엘 주변 나라들의 가증한 종교 관습들을 본받지 말고 그들이 섬기는 이방 종교 전문가들을 허용하지 말 것을 강력한 어조로 금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 중에 그들을 위하여 모세 자신과 같은 선지자 한 명을 일으키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한다. 후대의 고전적인 의미에서 말하는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사람을 일컫지만, 초기에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중재하는 일 역시 선지자의 역할로 이해되었다. 이 점에 비추어 본다면, 모세 역시 선지자의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모세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따라서 모세의 뒤를 이어 선지자 역할을 수행할 사람이 필요했다. 이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형제들 중에서 그와 같은 선지자를 일으키겠다고 약속하시면서, 이스라엘 자손 모두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강조하셨다. 왜냐하면 선지자의 메시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참조. 행 3:22~23; 7:37).

16절: 하나님이 모세와 같은 선지자를 세워주겠다고 약속하신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출애굽 초기에 이스라엘 백성이 그것을 하나님께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이렇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에 힘입어 출애굽에 성공한 이후 시내 광야에 진을 쳤을 때, 하나님은 모세를 시내 산으로 불러 십계명을 비롯한 각종 율법 규정들을 주시면서,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다(출 19:5; 신 5:2~3). 당시에 하나님은 빽빽한 구름 가운데에서 모세를 만나셨으며,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빽빽한 구름과 큰 나팔 소리, 그리고 자욱한 연기와 불 가운데 그들에게 임하셨고, 그들은 이로 인하여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로 떨었다(출 19:9~25).

우레와 번개와 나팔 소리 및 산의 연기 등을 본 이스라엘 백성은 자기들이 죽을지도 모르니 하나님이 자기들에게 직접 말씀하시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면서, 모세가 중재자로 나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다(출 20:18~19; 신 5:22~27). 모세가 하나님과 백성을 중재하면서 선지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요청 때문이었다. 그러한 요청을 받아들인 하나님은 모세에게 모든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전하심과 아울러, 모세에게 그것들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르치게 하셨던 것이다(신 5:28~33).

17~19절: 이스라엘 백성의 제안과 요청을 들으신 하나님은 그들의 말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셨다(17절). 이 점은 이미 신명기 5:28에서도 확인된 바가 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형제들 중에서 모세와 같은 선지자 한 명을 그들을 위해 세우시고 자신의 말씀을 그의 입에 두겠다고 약속하신다. 이 약속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첫째로 하나님이 세우실 선지자는 '모세와 같은' 자가 될 것이다. 이것은 모세가 가장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선지자에 해당하는 자임을 뜻한다. 둘째로 이스라엘 백성의 '형제들' 중에서 선지자를 세우신다는 이 약속은 하나님이 다른 나라 백성이 아닌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선지자를 세우시겠다는 것임을 의미한다.

하나님이 그에게 명하시는 것을 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인 바(18절), 이는 그가 하나님의 대변인과 대언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만일에 사람들이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전하는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19절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다. 별다른 말씀이 없기는 하지만,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선포하는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15절)에게는 하나님의 은혜와 복이 주어질 것이다.

20절: 그러나 하나님이 세우신 참 선지자들 외에도 자기 마음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어서 선포하는 거짓 선지자들이 나타나서 활동할 수도 있었다. 20절은 그러한 거짓 선지자들의 사례를 두 가지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사례는 거짓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명을 받지도 않았는데 자기 마음대로 하나님의 이름을 도용하여 말씀을 선포하는 경우를 가리키며, 두 번째 사례는 거짓 선지자들이 다른 신들의 이름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경우를 가리킨다(신 13:1~3). 이러한 거짓 선지자들은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인가? 그들에게는 오로지 죽음이 있을 뿐이다. 예레미야의 예언 활동을 훼방했던 거짓 선지자 하나냐의 경우처럼 말이다(렘 28장).

21~22절: 그렇다면 사람들은 참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일반 백성들로서는 그가 선포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참인지 거짓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21절). 22절은 이러한 의문에 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모세의 설명에 의하면, 어떤 선지자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한 일에 증험이나 성취함이 없을 경우, 그가 선포한 예언 메시지는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요, 그 선지자가 자기 마음대로 한 말로 판명될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은 그가 선포한 메시지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 그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그가 거짓 선지자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 선지자의 경우는 다르다. 거짓 선지자의 경우와는 달리 참 선지자가 선포한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성취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성열 교수 / 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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