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인간관계

기억에 남는 인간관계

[ 목양칼럼 ]

박종반 목사
2023년 09월 27일(수) 13:00
카톡의 챗봇인 애스크업(AskUp)에게 '인간관계에 대해서 말해줘'라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나왔다. '인간관계는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 교류하고 소통합니다. 인간관계는 상호작용, 이해, 지지, 소통, 존중, 관용, 용서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자의 다양성과 개인적인 경험을 인정하며 서로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둘째, 소통은 핵심입니다.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통해 감정과 생각을 나누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상호 지지와 배려를 통해 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도와주고 지원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용서와 관용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두가 완벽하지 않으며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용서하고 더 나은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행복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보람 있는 부분이지만, 때로는 어려움과 갈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챗봇의 인간관계에 대한 답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논리 정연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정확한 인간관계 형성은 직접 경험한 인간관계일 것이다.

필자의 기억 속에 참 좋은 인간관계로 기억 되는 분이 있다. 부목사로 섬길 때 행정 보조를 자원했던 여자 집사님이다. 얼마나 재치 있게 보조해 주시는지, '어찌 사람이 이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느낄 정도였다. 예를 들면 여름성경학교용 찬양 가사 차트를 전지를 이용해 만들려고 하면, 적당한 굵기의 매직펜을 미리 준비해 놓으셨다. 심지어 줄 간격까지 미리 연필로 그려 놓았다. 집사님은 보조를 하면서도 항상 다음에 무엇이 진행될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 주셨다. 일의 편리성도 편리성이지만, 일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도 했고, 이 분과 일하면 마음이 참 편했다.

또 한사람이 생각나는데, 1990년대 초반, '사랑의 봉사단'이라는 단체에서 스텝으로 섬기고 있을 때, 무료 관광버스로 서울투어를 시켜주던 중 만난 5세 여자 아이다. 당시는 중국의 조선족들이 막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때였다. 아이를 필자의 옆자리에 앉히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 데, 갑자기 요한복음 3장 16절로 만든 찬양인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를 부르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너 교회 다니니?"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안 다니는데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부모님도 교회에 안 다닌다고 하길래 그럼 이 노래를 어디서, 누구에게 배웠는지 물었더니, "저의 할머니에게서 배웠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한 세대를 뛰어넘어 이 어린 아이에게 복음의 씨앗이 심겨진 것이라 여겨졌다. 인간관계에 앞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다리가 놓인 것이라 생각됐다.

챗봇이 제시한 것처럼 존중과 소통과 배려가 인간관계의 핵심이듯, 믿음의 사람이라면 먼저 하나님에 대한 존중(예배를 통한 경배)과 소통(기도와 찬양)과 배려(이웃 사랑)를 가져야 한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형성이 이뤄지면, 이웃 사랑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리라 본다. 문득 그때 만났던 현재 모습이 궁금해진다.

박종반 목사 / 은혜숲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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