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중위험-중수익' 방향으로

연금, '중위험-중수익' 방향으로

내부 감사, 벤치마킹 및 소규모 직접 투자 허용 제안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3년 08월 25일(금) 16:12
연금재단이 406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연금 기금운용 지침과 기금운용 가이드라인을 논의했다.
연금재단이 2024년 기금운용 지침(안)을 마련했다. 연간 기대수익률 4.2%를 목표로 설정하고 대체투자 구성비율을 현재 42%에서 줄여가기로 했다. '고위험-고수익'보다 '중위험-중수익'의 방향이다. 또 연금재단 내부 감사는 투자 벤치마킹과 소규모 직접 투자의 허용 등을 제안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연금재단(이사장:김우철)은 지난 24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406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제36기 기금운용 지침(안)(2024.1.1.~12.31)과 기금운용 가이드라인을 논의하며 이같이 정했다.

우측부터 기금운용위원회 서기 윤석호 목사, 규정위원장 민영수 목사,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김선우 목사, 예산위원장 이운성 장로.
이사회는 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김병옥)가 상정한 기금운용 지침을 다루며 2024년 연간기대수익률을 4.2%로 잡았다. 기대수익률은 실질GDP성장률(2.6%)과 소비자물가상승률(5.24%)에 조정치(-3.64%)를 반영해 결정됐다. 조정치는 운용여건 경제전망 자산배분현황 등을 고려해 산정됐다. 또 자산배분 비율과 관련해 대체투자 비율을 42% 이하로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줄여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사회는 4.2%의 기대수익률이 장기적인 재단 운영을 위해선 낮은 수치이고, 대체투자 비율도 35%까지 낮춰야 한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지침은 2024년 한 해 지침이고, 1년 내 대체투자 비율을 대폭 낮추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정기이사회의에 첫 참석한 황성식 감사는 "재단이 장기계획과 단기계획을 일관성 있게 세우긴 어려운 상태다"며, "총회 연금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해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이 아닌 '중위험-중수익(medium risk-medium return)'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높은 수익률을 위해 대체투자를 늘리면 좋을 때도 있지만, 작년과 같이 시장 상황에 따라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침엔 대체투자 비율을 42% 이하로 두고 계속 낮추는 기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재단의 기금수익률은 2023년 7월까지 12.39%이다. 2022년 수익률은 -9.18%, 2018~2022년 5년 평균수익률은 2.01%다. 7월 31일 현재 평가액 기준 연금재단의 총자산은 5995억원이며, 이중 42.31%가 대체투자, 33.88%가 위탁운용일임(Wrap), 9.41%가 채권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기금운용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이사회는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리스크위원회를 추가시켰다. 연금재단의 기존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은 △공고 △기금운용위의 1차 정량평가에 의한 선정 △이사회의 심의·의결이다. 이사회는 기금운용위가 리스크위원회의 의견서를 바탕으로 운용사를 1차 선정하도록 수정했다. 리스크위원회(위원장:박웅섭)가 부실 투자 등의 문제 발생 후 사후 처리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개입해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좌측부터 감사 황성식 장로, 감사 유봉환 장로, 리스크관리위원장 박웅섭 목사.
이날 이사회의에선 유봉환 황성식 감사가 작성한 2023년 상반기 내부감사보고서가 보고됐다. 재단 감사는 회계처리 기준 공식화, 연금지급준비금에 대한 회계처리, 연금 지속가능성 검토, 그리고 '자산운용 경험(성공 및 실패 사례)을 반영한 자산운용지침의 수정·보완'을 제안했다.

현재 연금재단의 자산운용지침에 대해 감사는 "재단은 기금운용위와 이사회의 심사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운용 실적을 보면 주식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일정 부분 수익을 실현한 포트폴리오도 있으나, 비전문가에 의한 투자결정으로 손실을 안겨준 프로젝트도 있어 전반적인 자산 운용에 대한 신뢰가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개선안으로 감사는 '투자에 대한 벤치마킹'과 '내부인력 양성을 위한 소규모 직접 투자의 허용'을 제안했다. 벤치마킹에 대해 감사는 "민간 연금재단 및 연금사업자, 그리고 포트폴리오 구성과 투자가능대상의 범위를 벤치마킹해 이를 투자의사결정에 반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소규모 직접투자와 관련해 감사는 "투자 결과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모든 투자를 간접투자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연금재단의 자산 운용능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전체 자산 운용 규모의 5~10% 이내의 한도에서 직접 투자를 허용해 보유 인력의 자산 운용 능력 배양을 권고한다. 이는 연금재단 지배구조가 비상근 이사회 중심으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짐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권고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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