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한 감사

존재에 대한 감사

[ 가정예배 ] 2023년 8월 12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성환 목사
2023년 08월 12일(토) 00:10

김성환 목사

▶본문 : 욥기 1장 20~22절

▶찬송 : 406장



'감사는 밥이다'라는 시집을 쓴 미즈노 겐조는 눈 깜빡이 시인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홍역에 걸려 고열로 인하여 소아 뇌성마비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온몸이 마비가 되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고, 말조차 할 수 없게 되었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보는 것과 듣는 것뿐이었다. 이후 47년 동안 그가 누워있는 방 한 칸이 그가 살아가는 세계의 전부였다. 절망스러운 그의 인생에 소망이 생긴 것은 이웃에 사시는 목사님이 성경을 선물로 주시고, 매일 방문해서 읽어주신 덕분이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의 영혼은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시를 쓰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오십음도를 하나씩 짚어나가면 자신이 원하는 철자에서 눈을 깜빡한다. 그것이 글자가 되고 단어와 문장이 되어 한 편의 시가 완성된다. 그의 시에는 원망과 부정이 없다. 맑고 깨끗함, 감사와 기쁨으로 가득하다.

그가 시를 쓰게 된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자신만의 고백을 드리는 것과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나고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아도 겐조 씨의 인생은 안타깝고 불쌍해 보인다. 감사의 조건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난 이후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가지고 살았다. 그의 시를 읽게 되면 감사가 있는 인생이야말로 복된 인생이고, 위대한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욥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만다. 재산도 문제이지만 생명보다 소중한 자녀 열 명을 한 날 한 시에 다 잃어버린다. 인간적인 슬픔도 크지만, 이 고난의 원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답답하다. 욥을 위로하기 위하여 찾아온 친구들은 욥이 당한 고난의 원인을 죄 때문이라고 확정하고, 회개를 촉구한다. 하지만 욥은 인정할 수가 없다. 이들의 세계관은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욥은 고난으로 이전의 세계관이 깨졌고, 친구들은 견고하기 때문에 이들의 대화는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평행곡선을 달리며 반복되므로 답답할 뿐이다.

욥의 고난의 유익함은 전부라고 여기며 살아온 자신의 세계가 깨지고, 하나님의 세계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게 되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사탄의 주장대로 욥이 소유를 잃게 되었으니, 하나님을 원망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런데 욥은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며 슬퍼하지만, 원망대신 땅에 엎드려 예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놀라운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현재에서 자기 존재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계산한다.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옴으로 존재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까지 그는 하나님께서 풍성하게 주심으로 넉넉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존재의 끝을 생각한다. 알몸으로 하나님께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빈손이 된 현재 욥의 고백은 원망이 아니라 감사와 찬양한다.

오늘 우리의 신앙이 현실에 좌우되기 쉽지만 현재를 있게 하신 하나님, 또한 미래를 인도하실 하나님을 생각하며 감정적인 반응이 아니라 믿음으로 반응해야 한다.



오늘의 기도

원치 않는 고난을 만날 때 나의 존재에 대하여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하시고, 환난 가운데 인내와 연단을 이루어 하나님의 영광의 소망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성환 목사/화도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