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염려를 맡기라

너희 염려를 맡기라

[ 가정예배 ] 2023년 7월 26일 드리는 가정예배

박주일 목사
2023년 07월 26일(수) 00:10

박주일 목사

▶본문 : 베드로전서 5장 7절

▶찬송 : 369장



만약 내 불행을 팔아버릴 수 있는 가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고품을 사고파는 당근 마켓 같은 곳에 '내 불행을 팝니다'하고 올려놓고 누군가 그걸 사간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어떤 블로그를 보니, 20대 후반의 한 여자분이 자기의 불행을 무려 서른 가지나 나열했다. 아빠가 사업에 실패했고, 부모님은 자주 싸웠고, 아빠가 이혼한 후에 나타난 새엄마는 맛없는 반찬만 억지로 먹였고, 14살 때부터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했고, 대학 입시에 떨어졌고, 남자친구에게 차였고, 폭식증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이상한 남자들이 사귀자면서 치근덕거렸고, 도를 아시느냐는 꼬임에 빠져서 20만 원을 뜯겼고, 며칠 전에 점을 보러 갔는데 무당이 될 팔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이런 불행들이 겹치고 이어져서 살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누군가 자기 불행들 전부가 아니더라도 그중에 단 몇 가지만 사가겠다면 할인해서 팔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이미 우리의 불행을 사는 곳이 있다. 그곳이 바로 교회이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염려는 원래 온전했던 것에서 깨져 나온 조각들을 가리킨다. 우리가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을 때를 도형으로 표현한다면, 둥근 원 같을 것이다. 부드럽고 탄력 있고 모난 곳이 없는 동그란 공이나 풍선처럼. 그런데 만족이 불만족으로 바뀌고 좋았던 기분에 먹구름이 끼면, 둥글었던 마음이 빠각 깨진다. 날카로운 모서리가 생긴다. 염려는 그렇게 조각조각난 마음이다. 예를 들면, 100만 원이 꼭 필요한데 37만 원 밖에 없을 때, 아침에 아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는데 저녁에 집으로 들어가려니 눈치가 보일 때, 건강 진단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질병이 의심된다는 말을 들을 때, 열심히 다니던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퍼질 때, 우리는 염려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 염려는 불행으로 이어진다.

교회 곧 기독교 신앙은 무엇인가? 우리가 세상 살면서 생겨나는 염려, 살다 보니 어느새 나에게 얹힌 짐들, 슬픔과 상처와 불행을 다 주님께 맡기는 것이다. 맡긴다니, 전당포나 보관함처럼 맡겨두는 게 아니라, 던져버리는 것이다. 염려라는 것이 값진 보물이 아니니까 곱게 모셔둘 수는 없는 법 아닌가? 던져버리는 게 맞다. 그런데 아무 데나 던져버릴 수는 없다. 던져도 괜찮은 곳, 받아주는 곳에 던져야 하는데, 거기가 교회이고 그것을 받아주는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시편 55편 22절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대의 짐을 하나님께 던져버리세요. 그러면 하나님이 그대를 돌보아주실 것입니다. 영원히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대가 흔들리지 않도록이요(새한글성경)." 예수님도 비슷한 말을 하셨다. "지치고 짐에 눌린 여러분, 다 나한테 오세요. 바로 내가 여러분을 쉬게 해 드릴께요. 여러분은 쉴 곳을 찾을 겁니다(새한글성경, 마 11:28)." 우리의 짐을 주님께 모두 던져버리자.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무거운 죄짐과 불행을 받아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마른 뼈와 같은 우리를 다시 살아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박주일 목사/광암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