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연대의 정...과거의 현재화 작업에 동행

끈끈한 연대의 정...과거의 현재화 작업에 동행

[ 어서와, 총회 사적지는 처음이지 ] 어서와, 총회 사적지는 처음이지 결산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12월 20일(화) 09:33
연재를 마치고 지난 12월 8일 총회기독교사적(유물)협의회 임원진들이 본보 사무실을 찾았다. 사진 오른쪽 서기 이전규 목사(총회한국기독교사적 제35호 신림교회와 오방 최흥종 목사 신림기도처) 사무국장 윤재현 목사(〃제11호 영주 내매교회)
#연중기획 '어서 와, 총회 사적지는 처음이지' 대장정의 막

손산문 목사(총회한국기독교사적 제2호로 지정된 자천교회), 부회장 정경호 목사(〃제19호 제석교회)
민노아기념관.
성주후평교회
본보 기자들이 지난 1년 동안 총회의 사적 교회와 현장 탐방하며 기록한 연중기획 '어서 와, 총회 사적지는 처음이지'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이번 순례길은, '박제화'된 과거의 역사를 '현재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잃어버린 신앙의 순수성을 회복하고 신앙생활을 재점검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결심이었다. 2월 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부산 경남, 전주 및 전북, 충청도, 전남 남부, 경북 남북부, 광주 및 전남 서부 지역, 대구와 서울지역까지 총 50여 개 사적지를 찾았다.

이를 위해 총회한국기독교사적(유물)협의회 회장 손산문 목사를 비롯해 임원진들, 그리고 현장의 사적 교회 목회자들이 본보 기자들과 동행하며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깊이있게 소개했다. 순례길에 나선 기자들은 신앙의 선배들이 하나님과 영적호흡을 했던 공간에서 새로운 영성을 공급받았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동일한 하나님'을 현재와 미래세대와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1년의 순례길은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러나 '죽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과거'를 직접 경험하며 잊혀져 가는 사적지를 다시 보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신앙의 유산을 독자들과 소통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신앙의 연속성'을 드러냈던 충분히 가치있는 수고였다고 평가하며 이번 기획을 마무리 한다.
최은숙 기자



#총회기독교사적(유물)협의회 임원진들과의 간담회

한편 연재를 마치고 지난 12월 8일 총회기독교사적(유물)협의회 임원진들이 본보 사무실을 찾았다. 연중기획 '어서 와, 총회 사적지는 처음이지'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사적지 순례를 정리하자는 취지에서였다. 회장 손산문 목사(총회한국기독교사적 제2호로 지정된 자천교회), 부회장 정경호 목사(〃제19호 제석교회), 서기 이전규 목사(〃 제35호 신림교회와 오방 최흥종 목사 신림기도처) 사무국장 윤재현 목사(〃제11호 영주 내매교회)는 지난 1년동안 '연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총회와 사적협의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솔직담백한 대화를 나눴다.

하회교회 전경.
- 연대감과 공감대 형성

손산문 목사(이하 손): 기자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 구석구석 살피고 기사를 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만족도가 높았고 사적 교회들의 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경호 목사(이하 정): 총회 산하의 사적지 교회들이 소개되고 관심을 모을 수 있어서 현장의 목회자로서 기뻤다. 신문에 보도됨으로써 지역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었고 전국교회에서 관심을 갖게 됐다. 외롭게 현장을 지켜온 지난 시간에 위로가 됐다. 무엇보다 사적 교회들이 연대감이 부족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단단한 공감대와 연대감을 형성한 것 같다.

윤재현 목사(이하 윤):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다 같이 애쓰고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났다. 각자도생했던 현장들이 하나로 모았졌다.

이전규 목사(이하 이): 현장 목회자들은 이번 기자들의 동행에 진정성을 느꼈고 힘도 얻고 자부심도 갖게 됐다. 총회에서 사적지 지정식을 한 후에는 향후 사후 관리나 지원이 거의 없이 개교회 몫으로 남았다. 이번 기획을 통해 여러 교회들과 교인들이 관심을 갖고 전화를 많이 주셨다.

윤: 영주 내매교회는 110년 된 교회이며 영주지역 최초의 사립학교 '사립기독내명학교'를 설립했다. 총회 사적 제11호로로 지정됐지만 영주댐 담수로 수몰위기에 처했다. 현장에서 몸부림 치면서 복원을 하려고 애썼고 또 이뤄냈다. 그러나 사적의 모든 교회가 모두 '맨땅에 헤딩'하면서 역사를 지켜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됐다. 과거의 것을 현재화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극복하고 있었고, 이 사실을 모두 공유하며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 일회성 관심에서 끝나지 않기를

손: 사적 교회들에 대해서 한국기독공보가 일회성 관심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더 깊은 이야기들을 세부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심층취재를 부탁하고 싶다. 다양한 방면으로 역사의 증언들이 되어 달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스토리텔링을 다루면 독자들에게는 역사의식을 심어주게 되고, 이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과거의 역사가 앞으로 한국교회의 미래와 방향성을 성찰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역사의식을 심어야 미래지향적인 역사 작업으로 이어진다.

윤: 50여개 사적지를 지역적으로 소개했다면, 이제는 '민주화' '3.1운동' '의료선교' '교육선교' 등 테마를 정해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을 넘어서 주제별로 심층 보도를 해준다면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독자들에게 신앙의 도전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언제든 협력할 것이다.

손: 신앙의 역사화를 통해 교인들은 내가 섬기는 교회에 대해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며 변화된다. 부흥회를 통해 은혜를 받는 것은 불쏘시개처럼 금방 타오르고 사그라지지만 역사작업을 통해서는 참나무가 불타듯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정: 역사 속에 영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긍심 자부심 애착심 이 모든 것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성이 담겨 있다.



- 재정 지원에 관심을

윤: 사적 교회들이 공교롭게도 재정적으로 힘들다. 50개 사적지 중 시골교회가 대부분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손: 교회 존립자체가 생존의 문제인 교회가 많다. 사적 교회는 허물지 않고 보존해 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존립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교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헌신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왔는데 앞으로가 문제다. 교회의 역사성을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교회만의 헌신적인 노력만 요구해서는 안된다.

윤: 이를 위해 도시교회와 사적 교회의 연대가 중요하다.

정: 재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토문화재로 등록해야 하는 데 쉬운 일은 아니다. 총회가 역사위원회가 확실하게 상임부서로 자리를 잡고 지원을 해줘야 한다. 총회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대안이나 정책을 제시해줘야 한다. 총회를 통해 재정을 요청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 기도처를 팔면 일정부분 보상을 해준다고 했지만 지켜냈다. 2011년 기도처에 불이 났고 복원을 해야 했지만 여력이 없었다. 총회도 관심이 없어서 자체적으로 어찌어찌 진행은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다음 목회자에게 같은 짐을 지게 하고 싶지 않다.

손: 한국기독공보가 관심을 가져 주고 도시교회와 사적 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정부나 지자체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역부족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움직여 줘야 한다.

윤: 천주교의 경우 문화재 제정을 위해 종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보존과 활용도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는 사적 교회의 몫으로 진행된다. 사적을 보존하고 역사적인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다. 사적협의회가 도움을 주지만 한계가 있다.

손: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관계 법안이 없어서 진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향후 사적 교회로 지정되면 앞으로 국가 예산을 받으려는 교회가 많을 것이다. 총회와 한국교회가 연합해 정부와 채널을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 없는데 아쉽다.



-사적교회 사회의 공공기재로

윤: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영주댐은 온다. 자연스럽게 교회의 이야기를 하면서 복음의 씨앗을 전하게 된다. 역사를 관광상품이 아니라 복음의 매개체로 삼는 것이다. 이곳에 오시는 순례자들은 '말'이 아니라 '공간'을 통해 복음을 접하게 된다. 이 일은 사적 교회만 감당할 수 있다.

손: 사적 교회들을 어떻게 공공성의 기재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교회는 대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가 사회의 공공기재로 내놓을 수 있는 것중에 하나가 교회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이다. 왜냐하면 개신교 역사는 한국 근대사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교회 안의 담론을 넘어 문화적인 콘텐츠로 사고의 확장을 시켜나가야 한다.

이: 우리는 '차'를 통해 최흥종 목사의 오방 정신을 전하고 있다. 기도처 뒤 녹차밭에서 직접 수확한 차를 무등산에 오르는 주민들에게 나눈다. 15평 넓이의 기도처 옆 3평짜리 작은 찻방이 있는데 기관이나 교회가 방문해 요청하면 '기독교 행다'를 제공한다. 주민들은 무등산국립공원 안에 기도처가 있는 것을 신기해하고 기념비와 기도처를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린다. 훌륭한 인문학 콘텐츠다.

손: 훌륭한 콘텐츠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이 어떻게 시도해야 할지 모른다. 협의회가 사적 교회와 소통하며 다양한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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