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회 총회를 앞두고

제107회 총회를 앞두고

[ 주필칼럼 ]

김보현 목사
2022년 08월 29일(월) 14:40
전국 69개 노회에서 파송 받은 1500명의 총대들은 오는 9월 20일부터 2박3일 간 창원 양곡교회에서 모여 지난 한 회기 총회 살림을 보고 받고 새로운 회기 주요 사업을 점검하게 된다.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서 대면으로 준비되는 이번 총회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일차적으로 총회에 참석해 회무를 처리해야 할 1500명 총대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전국교회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총회를 준비함에 있어 회무와 예식을 간소화 하거나 일반 방청객 출입 등에 있어 제한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교회와 본 교단이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이번 제107회 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치러지는 총회라 할 수 있다. 본 교단 총회는 110년의 역사 가운데 일제말의 엄혹한 시절 3년을 제외하고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로서의 책무를 전쟁 중에도 중단 없이 감당해 왔다. 민족복음화와 선교를 위해서 뿐 아니라 개혁자들의 전통에 따라 시대적이고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역할도 감당해 왔다.

생명 위기 시대, 총회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흩어짐을 면하고자 탑을 쌓았던 인류의 어리석음은 결코 옛이야기가 아니다. 기술문명을 이룬 인류는 '잘 살아보세' 구호를 외치며, 물질주의와 세속화 인본주의를 넘어 인간과 자연 생태계 등 전 지구생명공동체를 위협하는 반생명적 문화로 나아가고 있다.

거듭되는 변이로 사라질 듯 다시 일어나는 코로나 상황은 이른바 '새로운 일상'의 우울한 현실이 이미 우리 곁에 와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입과 코를 가로막은 마스크보다 더 답답한 현실 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경제적 거센 여파로 우리 모두 생명공동체임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산불과 연이은 폭우 또한 기후 재난이 언제든 우리 곁에 불쑥 다가올 현실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가 절박한 심정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총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임계점을 넘기기 전,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서 당장 불을 끌 수 없다 할지라도 과격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거센 변화 요구, 총회는 어떤 희망을 보여줄 것인가

전도 교육 봉사 선교의 전통적인 틀 안에서도 총회는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 틀만으로는 목회 현장의 직면한 위기에 응답하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너무도 크다. 지난 100년 역사 속에 쌓아온 것들이 본질적이고 중대한 사역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코로나는 교회의 위기 현상을 가속화 시켰다. 예배와 신앙생활에 있어 일어나고 있는 대한 급격한 변화에 대해 진단을 넘어 대안이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기존 총회가 축적해 온 경험과 시스템을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실태 파악의 첫 걸음인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는 일이 선행되고, 이를 기반으로 정확한 분석과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과거 교회를 보호하고 건강성을 제고하던 각종 규칙들이 이런 변화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세상에 희망을 보여주기 전에 젊은 목회자 신학생들에게 먼저 희망을 묻고 응답하는 총회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해진 사회의 요구, 더 넓어진 세계교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과거의 안전장치, 검증의 수단들이 제약이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살피고 과감히 개선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새희망의 기초를 놓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김보현 목사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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