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眼)의 새벽

노안(老眼)의 새벽

[ 동인시선 ]

남금희 시인
2022년 08월 24일(수) 10:00
노안(老眼)의 새벽



웅이네 가구 간판을 옹이네 가구로 읽고 다녔다

유장한 아무르 강도 아모르 강이라 기억했다

여름 수련회 민박집 한 방에 누워

철썩이는 파도에 실리는 얘기들

몸 뒤척이며 듣는다

누가 때 묻은 천사의 날개라는 말을 흘릴 때

때 묻은 것은 천사일까 날개일까

궁금증은 접는다

인생이 왔다 갔다 한다는 그의 내력도

나의 내력에도 백태가 끼었다

우리 기억은 너와집, 옹이가 많다고

잘 못 알아들어도 아무르 강은 바다로 흘러든다고

한밤중 깊은 새벽은

실눈썹 달 아래 빛나는 샛별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바위처럼 앉아

조용히 그림자가 되었다





남금희 시인/대구동일교회·전 경북대 초빙교수

제1회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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