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15% 삭감안, 현 수급자에게도 동일 적용?

연금 15% 삭감안, 현 수급자에게도 동일 적용?

이사회·가입자회·수급자회, 연금 지급률 조정을 위한 연석회의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7월 21일(목) 16:59

이사회·가입자회, "다음세대 위해 지급률 개정, 107회 총회서 반드시"
- 연금 초기 설계가 애당초 문제
- 3040세대 위해 지급률 개정해야
-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시, 수급자 급증

연금 수급자회, "선배들 연금 삭감 말고 다른 방안 찾아 달라"
- 연금 삭감, 근본적 대안 절대 아냐
- 삭감은 은퇴 목회자의 생존권·생활권·인권 침해
- 시뮬레이션은 가상일 뿐…소송 불사




총회 연금 지급률 개정안이 준비 중인 가운데, 현재 퇴직연금을 받는 수급자와 지급률 조정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연금재단 이사회(이사장:심길보) 연금가입자회(회장:정일세) 연금수급자회(회장:윤두호)는 지난 19일 재단 회의실에서 '연금지급률 조정을 위한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지급률 조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현재까지 이사회와 가입자회를 중심으로 논의된 지급률 개정안은, 기본지급률을 현행 '최종 3년 평균보수액의 40%'에서 '전체 평균(재평가) 보수액의 45%'로 변경하는 안이다. 현행 기준에선 가입자가 '마지막 3년간' 납입한 보수월액의 평균으로 평균보수액이 산정된다. 그리고 이 평균보수액을 기준으로 퇴직연금액이 결정된다.

준비 중인 개정안에선, 가입자가 '전체 기간' 동안 납입한 보수월액의 평균으로 평균보수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가입자들의 미래 퇴직연금액이 감소한다. 감소폭은 가입자 개별적으로 다르지만 평균 '14.93%', 대략 월 37만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안을 이미 퇴직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논의 과제다. 이날 연석회의에선 가입자들의 평균 삭감률 14.93%를 전체 수급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자는 안이 제안됐다. 다만 100만 원 미만의 퇴직연금을 받는 수급자에 한해, 10만 원 단위로 1.8%의 가산율을 적용하는 안전장치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수급자회는 연금 삭감이 총회 연금의 지속성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수급자의 연금을 삭감하는 기조의 개정안의 총회 상정을 강하게 반대했다. 지급률 조정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연구한 수급자회는 이날 회의에서 전문위원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다.

수급자회 전문위원으로 나선 김민호 목사는 재단의 '운영정상화'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실 투자 등으로 발생하는 재단의 운영 적자가 98억 원이고, 규정 개정이 미뤄질 경우 예상비용이 약 90억 원으로 비슷하다"라며, "기금 고갈의 문제는 재단의 부실 운영이 1차적인 원인이므로 운영정상화가 시급하다. 부실 투자로 떼이는 돈을 은퇴한 목회자의 생활비로 메워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수급자회 전문위원 김종대 목사(평북노회 은퇴).
또한 수급자회 전문위원 김종대 목사는 2035년 수지적자시점, 2049년 기금고갈시점으로 분석된 시뮬레이션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시뮬레이션은 어디까지나 가상이고 예측이며, 외주를 의뢰하면 얼마든지 조작과 조율이 가능하다. 한 기관에만 의뢰한 것은 대표성이 없다"라고 주장한 후, "개인적으로 '정치적 기획 삭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협의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삭감 헌의를 상정해 결의하면, 직권 남용, 권리행사 방해, 재산권 침해 등의 혐의로 결의 무효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연금가입자회장 정일세 목사는 "부실 투자 건은 법적 고소·고발이 진행 중이고, 이러한 문제는 책임자 처벌과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등으로 따로 논의할 부분이다"라며, 또한 시뮬레이션 문제 제기에 대해 "공적연금인 국민연금도 고갈에 대한 문제로 고민 중이고 개혁하려는 입장인 것 아시지 않느냐"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연금 삭감과 관련해 정 목사는 "수급자들 입장에선 받는 것만 줄지만, 현재 가입자는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이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라며, "우리 다음세대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107회 총회에 상정할 개정안과 관련해 가입자회는 재단 이사회와 경영 체제 등에 있어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 수급률 조정 건 만큼은 다음세대를 위해 힘을 합쳐 통과시켜야 한다고 뜻을 모으고 있다"며, "추후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연석회의에서 연금재단 직전이사장이자 장기발전위원장인 최성욱 목사는 본인도 올해 은퇴하고 곧 수급자가 된다고 밝힌 후, 지급률 조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연금의 초기 설계 문제를 지적한 그는 "초기 기대수명을 86세로 설정하고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구조로 설계돼, 5000만 원 내고 6, 7억원 받는 분들도 계시고, 많은 분들이 2~3년 만에 납입금 전액을 회수하셨다"라며, "현재 교단을 떠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이 납입 중인 3040 목회자의 돈으로 수급자들이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기 연금 설계 당시, 교세가 지금과 같이 감소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라며, "총회 연금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선 3040 젊은 목회자들이 '조금만 고생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안심하고 연금을 납입하는 분위기 조성이 우선이다. 이번 수급률 조정에 대해서 폭넓게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연금재단은 지난 6월 한 달간 퇴직연금으로만(특례·유족·장애연금 제외) 1157명의 수급자에게 22억 1700만원을 지급했다. 1157명 중 퇴직연금액을 100만원 미만 받는 수급자는 119명(10.28%), 100~200만원 546명(47.2%), 200~300만원은 386명(33.36%), 300만원 이상 받는 수급자는 106명(9.16%)이다.

연금재단이 지난 6월 지역설명회에서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현재는 1157명에게 퇴직연금액을 지급하지만, 2030년도엔 3681명, 2035년엔 5321명, 2040년엔 6972명에게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전예상됐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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