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지급률 조정 공청회, '공멸' 전 '공존' 방안 찾기

연금 지급률 조정 공청회, '공멸' 전 '공존' 방안 찾기

<지상중계> 연금지급률 조정 및 제규정 개정 공청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4월 01일(금) 18:47
연금 지급률·수급률을 두고 재단 이사회와 가입자, 수급자 등이 의견을 나눴다. 연금 고갈 시점이 2049년으로 예고된 가운데, 대부분의 의견은 '더 내고 덜 받는' 기조의 현실적인 안으로 모였다.

공청회에서 가입자 대부분은 미래 후배 목회자들과, 본인의 은퇴 후 안정된 연금 수급을 위해 퇴직연금액의 불가피한 삭감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수급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기금을 운용하는 연금재단 이사회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연금의 '연금지급률 조정 및 제규정 개정 공청회'가 지난 3월 3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열렸다. 공청회는 연금재단 이사회(이사장:심길보)의 현황과 대응방안 설명 후, 연금가입자회(회장:정일세) 총무 김휘현 목사의 사회로 가입자와 수급자들의 의견과 질의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총회 부총회장 이순창 목사는 "오늘 공청회가 절망적인 이야기보다 희망을 노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엘리야가 손만한 구름을 붙들고 기도했듯이, 우리가 손만한 희망이라도 잡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복 되게 하실 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 연금 현황 : 신규가입자↓ 납입중단자↑, 2049년 고갈

공청회에서 총회 연금재단 이창규 사무국장은 연금재단 현황을 설명했다. 연금재단의 총자산은 2021년 12월 31일 기준 5943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9.5% 증가했다. 그러나 2019-2020-2021년 3년 동안 신규가입자는 1014-785-747명으로 감소 추세이고, 납입중단자는 3534-3674-3765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금을 받는 수급자 수와 지급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연금재단은 2017년 한 해 동안 923명에게 180억 원을 지급했지만, 2019년엔 1094명에게 218억 원, 2021년엔 1261명에게 262억 원을 지급했다. 연금 수급자는 2030년 3145명, 2035년 5407명, 2040년 7809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연금의 장기전망에 대해 2020년 한국재정학회는 총회 연금재단의 수입과 지출이 역전되는 수지적자시점은 2035년, 기금고갈시점은 2049년으로 분석했다.

기금 고갈의 원인에 대해 이창규 사무국장은 초저출산·고령화·경제저성장·저금리, 교인 수의 감소와 교회 재정의 불확실성 증대, 목회자 수 감소, 그리고 연금 초기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의 설립 당시 설계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연금재단 이사장 심길보 목사.

# 연금재단 이사회, 105회기 개정안 적용시, 연금감액률 19.4% 고갈시점은 2049->2064년
105회기 개정안 : 평균보수액 산정기준 3->10년, 기본지급률 40->35%, 납입요율 15->17%
책임경영체제, 지속적인 연금개혁, 자동안정장치 도입 제시


공청회에서 연금재단 이사회는 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지난 제106회 총회에서 한 회기 더 연구하기로 한 '105회기 규정 개정안'을 제시했다. 개정안은 평균보수액 산정기간을 퇴직 전 3년에서 '10년'으로, 기본지급률 40%를 '35%'로, 납입요율 15%를 '17%'로 변경한다.

이 개정안에 따라 연금재단 이사회가 표본 911명을 시뮬레이션 분석한 결과, 가입자 1인의 평균 납입금 총액은 1억 38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상승하고, 받는 연금액은 24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감소한다. 평균적인 데이터라 개인 편차가 예상되지만, 대략 가입자 1인이 1250만원을 더 납입하고 은퇴 후 월 48만원을 덜 받는 대신에, 연금의 수지적자시점이 2035년에서 2046년으로, 고갈시점이 2049년에서 2064년으로 늦춰진다.

또한 연금재단 이사회는 여러 대응방안을 내놓았는데, 이중 '책임경영체제'와 '지속적인 연금 개혁', '자동안정장치 도입' 등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이창규 사무국장은 기부금, 유산·재산 증여, 책임경영체제, 부실채권회수 노력, 안정적인 기금 운용 등을 수입 증대 방안으로 제시하고, "지속적인 연금개혁으로 세대 간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 연금개혁을 미룰수록 젊은 세대의 반감은 커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입자수 퇴직자수 기대여명 물가변동 수익률의 변화에 맞춰 납입요율과 연금지급률을 자동 조절하는 자동안정장치 도입을 통해 평생소득으로의 연금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인호 목사.
# "기본지급률 40% 유지, 1.6%인 가산지급률을 낮춰야"

공청회에서 총회 연금제도발전위원회(위원장:박웅섭) 연구분과장 최수남 목사가 연금 수급률에 대한 연구안을 발표했다. 지난 회기 규칙부 제2분과장으로서 연금재단 규정·개정안을 심의했던 최수남 목사는 재단 이사회와는 조정 수치가 다른 개정안을 제시했다.

그는 "평균보수액 산정 기준을 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약 4.6% 삭감)하고, 가산지급률 1.6%를 '0.6~0.8%' 적정 수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라며, "또한 수급자가 납입한 원금을 회수한 이후로는 이듬해부터 매년 1.5%씩 삭감(평균 5~7만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총회 연금 개정 방안 제안'을 제하로 발제한 순서노회 가입자 이인호 목사(보성남부교회)는 "공무원 연금도 연금지급액이 감소하고 본인부담률이 상승하고 연금지급개시연령이 늦춰지고 있다"라며, "총회연금은 평균보수액 산정기준을 현 3년에서 '7년'으로 확대(약 8~10% 감액)하고, 가산지급률을 1.6%에서 '1%'로 낮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납입요율을 15%에서 '16%'로 인상하고, 기본지급률은 40% 그대로 유지하는 안을 설명했다.

연금수급자회 회장 윤두호 목사.
# 수급자회, 삭감시 기본권 위협으로 소송 불사

연금재단 이사회와 가입자들이 제안하고 있는 지급률·수급률 개정안에 대해 총회연금수급자회(회장:윤두호)는 극구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84세라고 밝힌 수급자회 서기 최기준 목사는 기본지급률이 평균보수액의 '50%'에서 현 '40%'로 감소 결의된 2014년 제99회 총회를 회상하면서, "수급자 한 사람의 월 연금이 평균 50~120만원 삭감돼, 수급자는 이 돈을 매달 연금재단에 납입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더 이상 수급자의 연금을 삭감하려 하지 마라. 수급자들은 기본권과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여기고 다시 소송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수급자회 회장 윤두호 목사는 총회연금주일 제정, 재산 기증, 신규 가입자 확대 세 가지 안을 총회에 건의하자고 제안했다. 윤 회장은 연금 관련 논의가 수급률의 감소 여부를 넘어, 이사회의 경영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들이 경영과 운영에 자신이 없으면 물러나야 한다. 무능한 이사들이 어떡하겠느냐"라며, "수급자와 가입자가 협력 운영해 경영능력이 확장되면 얼마든지 (연금이)살아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연금가입자회장 정일세 목사(좌)와 연금재단 이사회 서기 김병옥 목사가 수급자의 의견을 듣고 있다.
# 공청회에서 나온 제안들

가입자회 부회장 김찬구 목사(안좌대리교회) : "가입자들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계속 납입하고 있다. 연금재단 이사회는 수백억 원의 부실투자를 잘 회수하고, 가입자와 수급자들에게 크게 해가 되지 않는 지급방안을 찾아 달라."

가입자회 부회장 전만영 목사(예수비전교회) : "수급자회 선배님들이 권리를 지키시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연금 한 번 받지 못하고 삭감만 당하는 가입자의 권리는 어떻게 하느냐. (계속납입증명서 의무 제출 관련) 학생들은 헌법 소원을 하겠다는 말도 있다.
기금을 운용하는 재단과, 앞으로 가입할 미래 후배 목사님들이 연금을 믿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함께 방안을 연구할 통합기구가 필요하다. 개정안을 아무리 조정해도 입장이 다르면 불협화음이 난다. 모두의 방안이 옳기에 서로 양보하고 조정할 수 있는 통합 의논 기구를 만들어 달라. "

서울동북노회 김일재 목사(아천동교회) : "연금재단 이사회로 들어가기 전엔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사가 되면 조용해진다. '떡고물'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부실투자에 대해 책임지는 이사가 한 명도 없고 구체적인 대안도 마련하지 않는다.
가입자의 납입금만으론 재단 운영이 어렵고 재산증식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 군소교단 안정된 교회 목회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자. 총회나 노회, 남선교회와 여전도회 직원들도 가입해야 한다. 또한 항존직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월 1만원씩 목회자 연금을 위한 기부를 받자. "

평북노회 홍정근 목사(강남연동교회) : "수급률 조정은 연금재단의 위기 대처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투자 결정권을 가진 이사 분들이다. 투자 결정을 한 분들이 책임을 지셔야 한다. 그래야 회원들이 따라갈 수 있다. 다음엔 총회 연금의 기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연구해주시길 바란다."



총회 연금재단 이사회 이사.
# 공청회에서 나온 질의응답

Q. 연금가입자회 부회장 김기용 목사(당일교회) : "기금고갈시점이 2049년이라는데, 무슨 의미인가? 신규 수급자나 기존 수급자에게 한 푼도 지급하지 못한다는 의미인가?"
A. 연금재단 이창규 사무국장 : "현재 총자산이 5940여억 원인데, 2049년이 되면 그 적립금이 모두 없어진다는 의미다."

Q. 서울동노회 정판식 목사(국일교회) : "연금 고갈 시점이 도래해 수급률을 개정하는 판국에 사무실을 넓히거나 인력을 어떻게 더 뽑을 수 있는가?"
A. 연금재단 이창규 사무국장 : "경영합리화를 위해 전문가가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6000억원에 가까운 자산에 직원이 9명이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전문성을 갖춘 직원도 채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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