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

[ 추모사 ] 김창인 목사님을 그리워하며

정성진 목사
2022년 03월 17일(목) 10:38
한 시대, 나와 광성교회와 한국교회의 병거와 마병이셨던 김창인 목사님께서 하나님 나라로 귀향하셨다. 스승이요 아비를 잃은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리요!

황해도 은율에서 1933년 태어나신 김 목사님은 한국전쟁 중 혈혈단신 맨몸으로 월남하셔서 고아같이 어렵고 힘든 삶을 오직 믿음으로 극복하고,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다. 이때 얻은 폐병으로 모진 고생을 하셨고, 위가 약하셔서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으셨기에, 60세까지 사는 것이 소원이셨다. 규칙적인 생활과 테니스로 체력을 유지하셨고, 오직 기도와 말씀묵상으로 목양일념의 삶을 사셨기에 하나님께서 장수의 복을 주셨다.

김 목사님은 외적으로 꼿꼿하고 강직하셔서 범접하기 어려웠지만 속정이 깊으셨다. 제자들과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고, 한 번 믿은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전부 내어주는 사랑이 많은 선배요, 아버지셨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의 아픔을 크게 당하셨지만, 올곧으셨던 그 성품을 교인들이 알고, 제자들이 알고, 하나님이 아셨기에 결국 승리하시고 교회가 회복되어 우리 모두의 상처가 회복된 것에 감사를 드린다.

김 목사님을 곁에서 오래 모셨던 나로서는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하고, 물질에 깨끗하게 사시는 모습이 내게 교훈이 되었다. 김 목사님을 말할 때 먼저 설교를 말할 수 있다. 신대원에서 '강해설교 방법연구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쓴 나에게 있어 김창인 목사님을 만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논문의 실제모델을 만난 것이다. 주일마다 꿀과 같이 달고 오묘한 설교 말씀을 듣는 은혜를 받았다.

주일에 은혜를 사모하면서 두 번씩 예배 드리던 성도들을 보았다. 주일에 일곱 번의 예배를 드리며 사자후를 토하던 목사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간단명료하고 논리정연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설교,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전달하는 설교, 본문에 짝짝 들어맞는 재미있고 맛깔스러운 예화 등등의 설교의 장점은 모두 성경묵상의 힘이었다. 언제나 서재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시는 것을 뵐 수 있었다. 목사님은 내게 영원한 모델이 되셨다.

김 목사님의 교회사랑은 유별났다. 외국집회를 다녀오실 때, 늦은 밤이라도 교회에 오셔서 밀린 일을 다 정리하시고 한밤중에 귀가하시고, 휴일도 휴가도 없이 늘 교회를 지키셨다. 모세의 수종자 여호수아처럼 나도 늘 곁에서 교회를 지켰다. 그리고 개척 후 은퇴까지 목사님을 본받아 오직 교회를 위해 전심전력하는 목양일념으로 목회를 마칠 수 있었다.

김 목사님의 제자사랑은 대단하셨다. 야단치실 때는 무서우셨지만, 최고의 대우를 해주셨다. 잘 먹이고 입히는 훌륭한 아버지셨다.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금의 개척자금을 주셨고, 제자 중에 많은 목사들이 스승의 뒤를 이어 목회를 잘하고 있어 매우 기뻐하셨다.

엘리야 선지자가 승천하기 전에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 부르짖었던 엘리사의 심정으로 "당신의 영감을 갑절이나 주옵소서!" 외쳐본다.

'목사님, 부디 천국에서 그렇게 사모하던 주님과 함께 영생복락을 누리소서!'

정성진 목사 /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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