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신학대학교 총장 졸업권설

7개 신학대학교 총장 졸업권설

[ 졸업권설 ]

한국기독공보
2022년 02월 08일(화) 13:49
난파된 세상에 복음 들고 나가길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운용 총장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상이 송두리째 뒤집힌 상황에서도 학업에 전념하여 학위를 받으시는 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동안 경건과 학문을 연마한 것은 주님을 더 잘 섬기기 위함이요, 맡겨주신 사명을 더 잘 감당하기 위함이었다. 지금 세상은 어두움 가운데 놓여 있다. 분쟁과 탐욕, 미움과 갈등의 늪은 깊어가고 있으며, 복음에 적대적인 문화의 장벽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죄악으로 난파된 세상이고, 생명을 노래하기 위한 한겨울의 시간이다.

더 심각한 것은 생명의 능력을 상실한 교회가 문제이고, 사역자가 문제이다. 자기 이름 드러내기에 분분하고, 거짓과 권모술수로 자기 목적을 이루려 하고, 거룩한 사역마저도 도구화하고, 주님의 자리에 앉아 대장 노릇 하려는 그런 모습이 더 문제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10년 후 일어날 변화에 대해서는 많이 묻지만 '10년이 지난 뒤에도 바뀌지 않을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본질에 대한 선행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변하지 않을 것을 기반으로 한 전략 수립, 그것이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고심하는 경영인도 변하지 않는 본질에 관심을 두고 달리는데, 우리가 붙잡고 달려야 할 본질은 무엇인가? 생명의 복음이다. 영원히 놓칠 수도 없고, 놓쳐서도 안 되는 것에 목숨을 걸지 않는데 어떻게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겠는가?

로마제국에서 초기 교회는 불법 종교였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박해와 순교의 자리에 선다는 의미였다. 함께 모여 예배할 반듯한 건물도 없었고, 정규신학교도 없었다. 하지만 두 세기가 지난 후 핍박의 철퇴를 가했던 제국은 복음 앞에 부복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생명의 복음이 그들 속에 춤추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두움 탓하지 말고, 지금 생명의 복음이 내 속에서 춤추고 있는지를 점검하라. 큰 것, 화려한 것에만 마음 두지 마시고, 주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 생명과 작은 일에 온 마음을 두라.



교회는 영적 지도자 기다린다
호남신학대학교 최흥진 총장


팬데믹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건과 학문으로 훈련을 받고 이제 사역지로 나아가는 여러분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하며 축하한다.

지난 2년 여 동안 세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당하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예배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이기적인 종교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비대면 예배, 소모임 금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영적으로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상을 잃어버린 작금의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뉴노멀은 복음에서 시작돼야 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떡을 떼며 서로의 물건을 통용하고 하나가 됐듯이 친밀한 교제와 더불어 하나가 되는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온 국민과 함께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나눔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교회가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아니면 이 난관을 극복해 낼 수 없다. 지금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온전히 의지하는 영적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기도와 말씀으로 무장한 영적 지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나라와 민족을 바르게 이끌 영적 통찰력을 가진 지도자, 교회를 사랑하며 자신을 헌신하는 일꾼이 필요한 때다. 또한 우리 사회와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상대방을 품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역자를 원하고 있다. 현장에 나가 하나님이 주신 이 사명을 잘 감당하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란다.

이와함께 여러분의 모교인 호남신학대학교를 더욱 사랑하고 기도하며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학교도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며, 사역에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동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학교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다시 한 번 모교인 호남신학대학교를 위한 기도를 부탁하며 권설을 마친다.



새로운 100년 이끌 주인공 돼야
한일장신대학교 채은하 총장


2020년 이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는 여전히 위세를 떨치며 인간의 능력과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

한국은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며 이런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얼마 전 '아랍에미리트(UAE)의 사막 한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벼 품종이 뿌리를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사막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며, 국제사회의 난제인 사막화 방지와 식량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해진 것은 쌀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 나아가 과거 배고픈 경험과 불굴의 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학교는 하나님이 세우신 하나님의 학교로서 성장과 발전의 자원이고 희망이고 되는 곳이었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한일은 온갖 역사적 위기를 뚫고 꿋꿋이 섬김의 인재를 키워내는 일을 감당해 왔다. 한일의 졸업생들은 복음 전파를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그리스도인의 빛을 발하고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 기도하고 지원해 준 부모, 가족, 스승, 친지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는 것을 물론이고,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도 갖기를 부탁한다. 이제 우리 한일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또 다른 100년의 역사를 시작하게 됐다. 여러분이 바로 그 새로운 100년의 주인공이 되어주길 바란다.

높은 자신감과 긍지를 갖고 이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일인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이 시대의 다양한 콘텐츠와 자유를 마음껏 누리되 절제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바란다. 이곳에 남은 교직원들과 후배들은 여러분의 아름다운 소식을 기대하며 기다릴 것이다. 우리 한일장신대학교가 언제나 여러분의 고향이 되고 치유와 회복을 주는 학교가 되도록 열심히 가꾸고 노력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졸업생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말씀에 의지해 사명자의 길 걷자
영남신학대학교 권용근 총장


여러분은 지난 3년, 4년 또는 7년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의 일꾼이 되기 위해 이 동산에 올라왔다. 많은 기대와 함께 시작한 학교생활이었지만 예상치 않게 날아온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모든 일상을 깨버렸다. 비대면 체제로 진행된 아쉽고 힘든 과정을 잘 마칠 수 있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동안 수고하신 부모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회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의 앞길은 한치를 내다볼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 상황은 모든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길을 떠나는 여러분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린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만 의지하고 걸어가라. 아브라함도 갈 바를 알지 못하는 길을 떠났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기에 믿음의 조상, 열국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말씀을 이해하고 순종하는 만큼 여러분의 인생도 풍성해질 것이다.

다음으로 여러분이 걸어가는 세계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라. 세계가 급변하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낙오하게 된다.우리는 변하는 세계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대처능력(cope-ability)을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가르치고 배우는 미디어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자리에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을 키워라.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사역은 모두가 함께하는 것이지 혼자 하는 일은 없다. 그러기 위해선 사람을 지배하거나 너무 가르치려고 하지 말자. 여러분이 배우고 깨달은 깨달음으로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에서 진실로 살아가다 보면 분명히 열매가 맺힐 것이다.

물론 가는 길에는 예상치 않았던 홍해도 있고 사막도 나타나 길을 가로막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이 동산에서 배웠던 믿음, 소망, 사랑으로 홍해를 가르고 사막을 건너서 여리고성을 무너뜨리는 소식을 모교에 전해주기 바란다.

우리도 이 동산에서 여러분의 행군을 위한 기도를 계속할 것이다. 여러분의 가는 길에 주의 평강이 임하길 기도하며 건승을 바란다.



끝까지 완주하는 경주자가 되라
대전신학대학교 김영권 총장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신학도로서의 과정을 마치고 이제 졸업하는 학우들께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속도와의 경쟁이 치열한 시대를 산다지만, 그리스도께 속한 자의 삶이 속도보다 방향에 있음은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길은 마치 이정표 없는 사막과도 같다. 그러니 매 순간 영적 나침반을 올려놓고 하나님이 그 지시하는 바를 따라 걸어야만 할 것이다.

이제 각자 새로운 환경을 맞아 믿음의 여정을 다시 시작할 졸업생들에게 다음의 몇 가지를 권하고자 한다.

첫째, 씨앗을 잘 관리하는 정원사가 되기 바란다. 신학이라는 씨앗이 여러분을 통해 잠재적 형체를 드러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충직한 정원사가 돼야 한다. 다소 어렵고 딱딱한 문체의 신학이 부드럽고 화려한 신앙의 언어로 꽃을 피울 때 여러분의 사역 현장은 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이 될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의 시간이 채워가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후로는 나눔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배워 부족함을 채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배운 바를 나누는 것이다. 배운 바의 양과 크기에 상관치 말고 그것의 목적을 이루기까지 기꺼이 나누자. 그 순간 그것은 배가 될 것이며, 더 많은 것을 나누기 위해 무엇을 채워가야 할지 방향 또한 일러 줄 것이다.

셋째, 혹여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거든 하나님의 부르심을 회상하기 바란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가 없으시다(롬11:29). 하나님께서 후회하시지 않는 한 결코 여러분 스스로 후회할 수 없음을 명심하자. 여러분을 부르신 분이 주님이시며,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

넷째, 끝까지 목표하는 바를 완주하는 경주자가 되기 바란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눈을 가진 자다. 따라서 영혼의 등불이 어두워지지 않아야 한다. 여러분은 절망과 탄식의 때에도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종말론적인 희망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부르심에 응답해 어려운 걸음을 내딛어 소정의 과정을 마치고 교정을 떠나는 여러분 모두를 축복한다. 성삼위 하나님의 보호와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하길 기원한다.



성령의 바람을 타고 전진하십시오
부산장신대학교 허원구 총장


2014년 무동력 요트를 타고 209일 만에 세계일주를 마치고 돌아 온 김승진 선장은 인터뷰에서 "태풍은 오히려 즐거웠고, 무풍지대가 가장 두려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제 주님의 부름 받아 선지동산에서 학업과 훈련을 마치고 주님이 보내시는 사명의 길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항해를 시작하는 졸업생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하고 싶다.

성령의 바람을 느끼자. 무동력 항해를 시작했음을 기억하고 이제부턴 성령의 바람만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게 하자. 쉽게 빨리 간다고 교만하지 말고 더디게 간다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나의 힘으로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바람이 나를 밀어 주시기 때문이다. 멈춘 것 같아도 절망하지 말 것은 주님의 시간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 올 것을 믿기 때문이다.

또한 마주 오는 바람을 두려워하지 말자. 수많은 바람들이 길을 막겠지만, 그 바람이 나를 단련해 주님이 원하는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바울에게 불어왔던 거센 바람은 그가 하나님의 종임을 드러냈고, 그를 하나님이 원하는 로마로 인도했다. 요나에게 불어 온 바람은 그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성령의 바람이었다. 이 세상의 온갖 풍랑은 모두 바람과 바다를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성령의 바람을 타고 주님이 정한 곳에 도착해 주님이 시키는 일을 하자. 갈릴리호수에서 풍랑을 만났던 제자들은 풍랑 가운데서 주님의 크심을 경험했다. 그리고 호수 건너편으로 가서 무덤 사이에서 몸을 상하게 하던 거라사의 광인을 만났고, 주님과 함께 그를 살리는 사역을 감당했다. 유명한 목사가 되고 인기 있는 사역을 하는 것보다 성령의 바람과 함께 땅 끝까지라도 가서 한 영혼을 뜨겁게 사랑하고 구원하는 일군이 되기를 바란다. 성령의 바람을 느끼고 믿자. 그가 힘을 줄 것이며 인도하실 것이다. 거센 풍랑이 여러분의 앞을 가로막아도 두려워 하지 말자. 풍랑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훈련받아서 주님이 이끄시는 곳으로 가자. 니느웨로, 로마로, 거라사인의 마을로 건너가자.



밀알정신으로 밝은 미래 설계하자
서울장신대학교 안주훈 총장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모든 학사 일정을 소화하고 제65회 학위수여식를 갖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학위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끝까지 인내하며 달려온 여러분을 축복하고 환영한다. 또한 학업을 도와주신 이사장님과 여러 이사님들, 동문회장과 여러 동문 선배들, 함께해 주신 많은 동역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고, 2년을 견디는 동안 세상은 현실과 가상이 통합된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총장으로서 마지막 졸업식을 맞으며, 지난 8년 간 학교를 섬기며 겪었던 기쁜 일, 슬픈 일, 자랑스러운 일, 아쉬운 일 등 수많은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오늘 이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인간이 애쓰는 것 같아도 돌아보면 결국 다 하나님이 하셨음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은 또한 우리에게 후임 총장을 보내주셨고, 그를 통해 앞으로 서울장신대학교의 새로운 역사를 펼쳐가실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제 새로운 문명 앞에서 혹독한 적응의 기간을 거칠 것으로 생각된다. 그 동안은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내놓기 위해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변화하는 세상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 달려가야 할 것이다. 선배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이 다가오고 있으며, 모두가 평생 동안 배워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여러분 역시 졸업 후에도 학교를 플랫폼 삼아 계속 공부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서울장신대학교는 '밀알' 인재를 기르기 위해 설립된 학교다. 내가 죽어 남을 살리려는 대학교다. 우리는 졸업식 때마다 내가 죽어 교회를 살리고 내가 죽어 사회를 살리는 밀알 정신으로 돌아간다. 하나님이 여러분의 일생을 인도해 주실 것을 믿고, 하나님께 졸업생 여러분을 맡겨 드린다. 하나님의 인도 아래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신실한 지도자들이 되기를 축복한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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