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도 노동자, 그들의 눈물 기억하겠다"

"예수님도 노동자, 그들의 눈물 기억하겠다"

영등포산선 '기독청년 현장심방 심화과정' 증언대회 및 수료식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1월 06일(목) 14:15
"예고된 참사를 막는 일이야말로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것임을 기억합니다. 노동자 몇 명이 죽는 사고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커다란 사건으로 여기겠습니다."

영등포산업선교회(영등포산선, 총무 손은정) '기독청년 현장심방Ⅱ심화과정'에 참여해 활동을 마무리한 4명의 신학생들은 지난 5일 수료식에서 "예수님도 노동자였고, 우리도 노동자임을 잊지 않겠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누리는 모든 서비스 뒤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눈물이 스며들어있다는 것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영등포산선은 10년 전부터 기독청년학생들과 방학 때마다 3박 4일동안 현장심방을 실시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심화과정'을 기획하고 지난 8월부터 5개월간 김영균 재단,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현장, 삼성반도체 산재대책위 반올림, 오산 이주노동자센터, 포천 이주노동자센터 등 현장을 방문하고 유족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손은정 총무는 "산업재해 현장을 중심으로 노동현장을 돌아보며 무참히 쓰러져가는 생명을 지키고 살리기 위해 기도하며 심방을 마친 신학생들의 증언을 듣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우리가 입으로는 공적신학과 공공성 회복을 대안으로 이야기하지만, 문제는 현장을 모르고 현장에 더 가까이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고 죽이는 사회에 반기를 들며 산재없는 세상을 향해 함께 마음을 모으고 모임을 만들고 방안들을 찾아낼 것이다"고 이번 교육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학생들의 활동보고가 있었다. 최동빈 학생은 "각각의 현장을 방문하며 들었던 생각은, 이 사회는 발전을 위해서는 약한 이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폭력까지도 정당화한다는 것"이라면서 "각각의 산재들은 모두 간접적인 폭력이었다"고 했다. 혼자서 위험한 작업을 단독으로 시켰으며, 시간 단축을 위해 함께 진행해서는 안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시켰고 한 달에 2일의 휴일로 하루 10시간씩의 일을 시키기도 했다는 것이다. "산업재해는 노동자 개인의 운이 나빠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최 씨는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님의 구원이 필요한 이들을 힘써 찾고 그들에게 내세의 구원만 약속할 것이 아닌 현재 그들이 처한 억압되고 고통받는 상황에서의 구원을 가져다 주어야 한다"면서 "발전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쓴 욕망에 짓눌려 희생당한 이들을, 그로 인해 아픔을 겪는 이들을 찾아가 치유하고 그런 아픔들이 다시 생겨나지 않도록 사회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학생들은 교회가 사회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상처와 종기를 싸매는 몰약이 되어 그들을 치료하고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역 학생은 "산재는 죽음과 영구적인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가져온다"면서 "이런 상황일 수록 종교의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고 그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인구 학생은 "고통 받는 자들을 보살피고 그들과 연대하려는 이들은 너무 적고 약해보여 절망스러웠다"면서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찾아가는 사람들, 고통받는 자와 함께 우는 사람들을 보며 '예수님의 삶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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