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으면 먼동이 트는 밝은 새벽은 가깝다

밤이 깊으면 먼동이 트는 밝은 새벽은 가깝다

[ 특별기고 ]

김선태 목사
2021년 11월 08일(월) 10:16
명작 '이십오시'를 쓴 루마니아의 작가 게오르규는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만일 내일 세계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근세 철학자 스피노자가 "내일 세상의 종말이 와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한 말과 같다. 스피노자나 게오르규의 말은 인류를 향한 정신적인 희망과 인간의 삶의 외적인 희망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낙심할 때 게오르규는 희망을 강조했다. 절망과 불안으로 가득 차 어두운 그림자가 삶을 가리우고 절망의 그림자가 미래를 가려서 좌절하고 낙심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서 될 대로 되라고 하면서 향락 속으로 도피하고, 삶의 의욕을 잃고, 삶을 포기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향해서 무한한 희망을 가질 것을 외쳤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셸리는 "폭풍이 지난 들에도 꽃은 피고 지진에 무너진 땅에도 샘이 솟아오른다"라고 하였다. 폭풍이 온 땅을 휘몰아칠 때 나무는 꺾이고 풀은 상처를 입는다. 지진이 일어나서 땅이 갈라지고 집이 무너질 때 모든 것이 다 끝나는 것 같다. 그러나 폭풍이 지나가면 상처 입은 나무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지진이 지나가면 황폐해진 땅에서도 맑은 샘물들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파괴의 힘도 크지만 건설의 힘은 더 크고, 죽음의 힘도 무섭지만 생명의 힘은 더욱 위대하다. 폐허에서 파릇파릇 솟아나는 어린 새싹을 볼 때 크고 강하고 위대한 생명의 힘과 의지에 새삼 놀라게 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일제 말에 모든 한국인이 희망을 잃고 용기를 상실했을 때 죽음을 앞두고 "낙심 마오"라고 외쳤다. 여기에 도산 선생의 위대한 사상과 정신과 용기가 담겨져 있다.

내일 지상에서 세계의 종말이 온다고 가정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다 절망 속에 무책임한 행동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사과나무를 심는 그 의지와 생명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진정한 영웅이다.

생명은 절망을 뚫고 희망을 찾는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잠언 24:16에서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라고 말하면서 칠전팔기의 지혜를 교훈하고 있다. 즉, 칠전팔기하는 것이 생(生)의 의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눌리면 또 고개를 들고 마치 잡초처럼 강인한 힘을 가지고 저항하고 전진하는 것이 생의 본질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으며, 세계 2차대전에 못지않은 불안과 좌절 속에 있고, 모든 것이 멈추고 마비가 되는 극한 상황에 부딪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때에도 지켜 온 예배를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대면 예배와 모임이 제약을 받고 있다. 성도들이 교회에 모이지 못하고, 영상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초유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이것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바라지도 않았던 기이한 일이며, 무서운 재앙이다. 이런 사상 초유의 재난으로 이 어려운 시기에 기업이나 소상공인들, 교회 성직자들이나 성도들 모두 자포자기하거나 낙심하기 쉽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더욱 말씀과 믿음과 성령 안에서 영혼의 희망, 마음의 희망, 정신의 희망을 찾고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상회복 1단계를 조심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코로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므로 서로를 위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코로나를 안고 살아가는 또 다른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그래서 결국은 하나님께서 이 모든 재앙을 소멸시켜주시고, 재난으로부터 지켜주셔야만 인간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크게 쓰신 다윗도 절망의 상황으로 인해 "하나님이여! 나를 잊으셨나이까" 하면서 낙심에 빠졌을 때 다시 고개를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5) 라고 희망을 노래하고 찬양했다. 그리고 "낮에는 여호와께서 그의 인자하심을 베푸시고 밤에는 그의 찬송이 내게 있어 생명의 하나님께 기도하리로다"(시 42:8),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시 40:2) 라고 하면서 감격의 희망을 노래하였다. 이 말씀은 다윗이 그에게 닥친 고통과 절망의 그림자를 안고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은 후 하나님께 드린 감사와 찬미의 고백이다.

나는 다윗의 고백과 함께 스피노자와 게오르규가 강조한 "어떤 경우에나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만일 내일 세계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다"라는 내용을 다시 한번 우리 모든 동역자와 성도들과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다. 또한 게오르규는 "밤이 깊으면 먼동이 뜨는 밝은 새벽은 가깝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오늘의 어려움과 불안과 고난을 믿음과 기도와 말씀과 성령의 힘으로 인내하면서 극복한다면 어두운 코로나19의 절망의 그림자가 지나가고 어둠을 뚫고 세상을 밝게 하는 희망의 새벽이 곧 찾아온다는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 말씀의 등불, 믿음의 등불, 성령의 등불, 기도의 등불을 가슴속에 늘 켜놓고 지난날의 잘못을 돌이키면서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고,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면 불안과 어둠과 좌절과 절망의 그림자는 사라지고 희망의 밝은 새벽이 우리의 눈앞으로 찾아와 다윗처럼 감격의 희망을 찬미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희망을 안겨주는 시편 말씀을 나의 동역자들과 성도들과 국민들에게 꼭 선물하고 싶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악인들이 내 살을 먹으려고 내게로 왔으나 나의 대적들, 나의 원수들인 그들은 실족하여 넘어졌도다. 여호와께서 환난 날에 나를 그의 초막 속에 비밀히 지키시고 그의 장막 은밀한 곳에 나를 숨기시며 높은 바위 위에 두시리로다" (시 27:1, 2, 5)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우리는 오늘 나의 가정에서, 나의 마음속에, 내가 섬기는 사역의 현장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변함없이 오늘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며, 믿음을 가지고 희망의 사과나무를 심는 삶, 축복과 감사로 승리가 넘치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김선태 목사(의료법인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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