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시선

주님의 시선

[ 목양칼럼 ]

호병기 목사
2021년 11월 03일(수) 08:22
사람들은 만나면 눈을 본다. 한 순간이지만 상대의 눈을 보면 그와 나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잴 수가 있다.

나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는 눈빛, 조금은 알기 때문에 문안 정도는 나눌 수 있겠다는 눈빛, 못마땅하다는 눈빛, 무시하는 눈빛, 정죄하는 눈빛, 보고 싶었다는 눈빛, 너를 진정 사랑한다는 눈빛 등을 보며 순간적으로 '가깝다, 멀다'를 측정하게 된다.

그런데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 곧 부모, 조부모, 자녀, 손주 손녀, 선생님, 친구, 동료, 친척 등의 눈빛은 나에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인간 마당에서의 가장 영향력 있는 눈빛은 어머니의 눈빛이다. 아기는 엄마의 눈동자에 자기가 들어있음을 보고, 그리고 사랑의 시선을 받으며 부드럽게 그리고 사회성 있게 자라게 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눈빛이, 교회에서는 교역자의 눈빛이,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빛이 영향을 준다.

필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의 눈빛을 지금도 기억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맞는 예방 주사를 아프다고 고집부려 안 맞았다. 그리고 어느 날에는 둘째 시간에 뒷자리의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걸어 잠깐 뒤를 돌아보았는데 나보고 해찰한다고 지적하셔서,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 다녀오는 사이, 가방을 정리하여 집으로 와 버렸다. 그런데 방과 후 선생님께서 이렇게 철부지였던 나를 찾아오셔서 달래 주셨다. 당시 선생님의 시선은 항상 좋았다.

중학교 때 친구를 따라 교회에 나갔는데, 50대 후반이시고 엄위하신 목사님의 시선이 항상 좋게 다가왔다. 그 교회를 계속 다니게 된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목사님의 시선이었다.

그런가 하면 섬기는 성도들의 선한 눈빛을 보며 목회에 힘을 내고 있고, 어린 손녀들의 눈빛을 보며 사는 즐거움을 갖게 된다.

이런 경우들을 겪으면서 묻게 된다. 나의 시선은 어떤가? 그러면서 나의 시선을 잘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목회자는 주님으로 사는 자이니까 주님의 시선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주님의 시선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진다.

그런데 성경을 보다가 기가 막힌 주님의 시선을 보게 되었다. 십자가에 달리시게 되는 날 새벽에, 대제사장의 바깥 뜨락에서 제자 베드로는 주위 사람들의 지적에 예수님을 세 번 모른다고 부인하고 말았다. 그리고 베드로는 안뜰에서 심문을 받고 계시는 예수님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주님도 몸을 돌려 베드로를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 주님의 시선은 질책하는 시선이 아니었다. 긍휼과 소망을 주시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어제 하신 말씀을 기억나게 하셨다.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했지. 그리고 그 이전에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했지. 그러니 내가 너를 위해 기도하며 포기하지 않고 소망을 걸고 있는 한, 너도 너 자신에 대해 극단의 포기하지 말고 소망하라. 너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베드로는 밖에 나가서 통곡하였다. 그리고 오순절에 성령충만을 받고 초대교회의 능력 있는 지도자가 되었다.

무시로 주님의 눈빛을 확인하며 기도하게 된다. 주님의 마음과 시선으로 성도들을, 그리고 여타의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고.



호병기 목사 / 봉화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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