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성 리더십의 현주소와 기대

교회여성 리더십의 현주소와 기대

[ 주간논단 ]

채은하 총장
2021년 10월 19일(화) 08:30
최근 정말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올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여성목사가 총회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놀라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교회에서 어떻게 여성 총회장이 나올 수 있을까? 21세기 한국교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물론 한일장신대의 역사 100년을 맞이하여 여성 총장이 세워졌으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국교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신호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 분위기의 또 다른 변화인지 우리 교단의 106회기 총대 중 여성이 34명으로 역사상 최고였다고 반가워하지만 여성의 목소리는 여전히 총회 어느 자리에서도 거의 들려지지 않았다. 현재 69개 노회 중 서울강동노회와 평북노회는 여목사, 여장로 각 1인씩 2명을 총대 투표 순위와 관계없이 총대로 선정하는 안을 노회의 규칙으로 제정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총회총대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교회 여성 지도자나 여성 목회자들의 자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가만히 숨을 고르고 한국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라! 오늘날 한국교회의 부흥 발전의 저변에서 열정과 헌신과 기도를 쌓았던 이들은 - 비록 그들의 자취나 업적은 교회사적으로 제대로 연구되고 있지 않지만 - 초기 기독교의 전도부인 내지 여전도사님들이요 평신도여성들이었지 않는가. 그런데 이 교회여성들은 교회나 총회 조직에서 소외되어 있기에 이들에 대한 기록들은 참으로 미비하고 학문적으로나 교회사적으로 관심의 대상도 아니다.

2022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한일장신대학교는 초기의 상당 기간 동안 서서평 선교사로 시작하여 고인애 선교사까지 14명의 여선교사들이 학장(내지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많은 전도부인들과 여목회자들, 평신도여지도자들을 배출했다. 사실 이들의 역사나 공헌에 대하여 거의 구전으로만 전해올 뿐 연구서적 내지 제대로 된 기록물이 극히 적다. 그래서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한일장신대학교의 여동문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행사를 가지려고 한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이 있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한일 여동문 홈커밍 감사 예배와 행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여종으로서 살았던 이들의 역사와 수고를 기억하고 감사하고 격려하고 나아가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한 마음가짐과 후배를 위한 교회사적 의미와 공헌을 알리고자 한다. 이것은 단순히 한일장신대학교의 학교 행사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이름도 빛도 없이 오직 복음 전파와 교회 섬김에 헌신과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여동문들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교회여성 지도자 모두를 기억하고 이들의 수고를 상기하고 전수하려는데 있다.

이번 106회기 총회에서 우리 교단에서만 11만 명의 성도들이 교회를 떠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교회여성들이 다시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는 부흥하고 거듭날 수 있다. 한국의 교회 역사가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을 모든 영역에서 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 총회와 교회가 더 많은 교회 여성 지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그 자리를 내어줄 수 있어야 한국 교회가 다시 새롭고 힘 있게 전진하고 부흥할 수 있을 것이다.



채은하 총장 / 한일장신대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