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신의 임재를 기원하는 거룩한 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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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의식물 ] 이강근 목사 28. 올리브나무<상>

이강근 목사
2021년 08월 24일(화) 09:26
감람산 겟세마네의 올리브나무. 2천년된 올리브나무라 한다.
늘 푸르름을 유지하는 올리브나무.
800년 된 올리브나무. 속이 썩어 없어져도 많은 열매를 맺는다.
신명기 8장에는 가나안 땅의 7대 소산물을 소개한다. "밀과 보리의 소산지요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감람(올리브)들의 나무와 꿀의 소산지라"(신8:8)

7대 소산물은 모두 가나안 땅의 종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 중 올리브나무는 열매 맺는 나무로서는 가장 장수하며, 가나안 땅에 가장 많이 심겨져 있으며, 가장 사랑받는 식물이다. 올리브나무는 한번 심겨지면 잘라내지 않는 한 수백 수천 년을 살아가며, 몸통이 썩어 텅 비어도 일년 내내 잎이 지지않고 푸르름을 유지하며, 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올리브나무는 오래 되면 오래될수록 밑동이 두툼하니 모두가 가나안 땅의 예술작품이다.

가나안 땅의 산야는 올리브나무가 있어 아름답다. 탈무드에는 노년의 사라가 아기를 낳을 것이란 소식을 들었을 때 그의 얼굴이 올리브 빛처럼 아름답게 빛났다고 한다. 올리브 빛은 인간의 눈을 가장 편하게 하는 색이다. 올리브 잎은 앞뒤가 비슷한 듯 다르다. 윗쪽의 진한 녹색과 아래쪽 은빛 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보노라면 마음에 평화로움을 느낀다.

가나안 땅에 살아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민족이 모두 좋아하는 나무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올리브나무'다. 2021년 올 초 이스라엘산림청이 이스라엘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스라엘의 나무(National Tree)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올리브나무를 1위로 꼽았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를 상징하는 문양이 올리브나뭇가지이며, 이스라엘 군부대의 상징도 올리브나뭇가지다. 심지어 세계평화를 위한 UN의 상징도 올리브나무다.

이스라엘이 건국 되기 전부터 이미 개간된 팔레스타인 산야의 57%의 농지에 올리브나무가 심겨져 있다. 팔레스타인의 농산업의 주 수입원이 바로 올리브농사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올리브나무를 민족과 땅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민족을 상징하는 나무 하나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올리브나무다.

어떻게 이 척박한 땅에서 이렇게 이로운 식물이 생산될 수 있을까. 올리브는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 가나안 산 올리브가 특별했다는 것은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의 이탈리아의 역사학자 플리니의 기록에 나타난다. 그는 가나안 산은 애굽산 보다 열매는 작지만 기름은 더 풍부하고 맛이 좋다 했다. 이탈리아에서 가나안 산 올리브기름 항아리가 발견됨으로써 가나안 산 올리브가 이탈리아로 수출까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나안 땅의 올리브기름은 신성한 예식에 쓰였다. 올리브기름에 몰약 유계 창포 계피를 더하여 향기름을 만들어 회막의 증거궤를 비롯해 모든 기구에 바르게 했다. 거룩한 관유다.(출30:24~26). 또한 이스라엘의 왕과 대제사장 그리고 선지자는 올리브기름으로 기름부음을 받았다. 유대인들의 미래에 올 메시야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이 기름부음 받은 메시야를 기다린다. 우리가 이미 오신 주님을 '그리스도'라 부르는 것은 바로 예수님이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이다.

스가랴 선지자는 스가랴서 4장에서 환상중에 본 것이 순금등잔대와 양 옆에 두 올리브나무였다. 글의 표현으로 이보다 더 거룩한 것은 없다. 스가랴의 "금 기름을 흘리는 두 금관의 등잔대 좌우의 올리브나무 두 가지가 무슨 뜻이냐"는 물음에 선지자가 받은 대답은 "기름부음 받은 자 둘이니 온 세상의 주 앞에 서 있는 자"라는 것이었다. 올리브기름은 메시야의 상징이요 성소 안에 꺼지지 않는 등불인 것이다.

지금도 예루살렘 무덤교회와 베들레헴 탄생교회 등 성지의 주요 교회들은 등불에 올리브기름을 사용한다. 구약과 신약 그리고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는 등불은 올리브기름이다. 올리브기름은 인간에게 신의 임재를 기원하는 거룩한 관유다. 부러질 지언정 휘지 않는 단단한 올리브나무는 백향목, 잣나무와 함께 성전건축에 사용되었다. 성전의 문짝과 문설주 그리고 조각품들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특히 지성소 안의 천사 그룹은 올리브나무로 제작되었다.(왕상6:23,31~33).

바벨론탈무드는 이스라엘은 올리브나무 같다고 비유한다. "올리브가 잎이 지지 않고 늘 푸르름을 유지하는 것처럼 이스라엘도 그렇게 존재한다. 올리브열매는 강하게 찧이고 누를 수록 좋은 기름이 나듯이, 이스라엘은 더 고난 받고 억압받을수록 하나님께 온전히 돌아온다." 올리브나무의 존재 자체가 신과 인간의 매개체다.

영상보기 : https://youtu.be/J6UdqTw0CKI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 유대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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