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극복의 실천...'가난'을 선택하라

기후위기 극복의 실천...'가난'을 선택하라

제38회 환경주일 심포지엄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른 교회의 과제 다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5월 26일(수) 18:23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에서 지구 공동체를 구하는 가장 좋은 길은 가난하게 살며 소비하지 않는 것이고, 특히 그리스도인은 하나님만으로 만족하며 즐겁게 가난을 실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지난 25일 제38회 환경주일 심포지엄에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의 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박용권 목사(봉원교회, 녹색교회 네트워크)는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부자가 되려고 애쓰고, 경쟁적으로 소비하는 과정에서 지구 환경은 나날이 더러워지고 악화된다"면서 "교회가 먼저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한국교회가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이에 따른 구체적인 해결책과 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리스도인들은 물질적인 풍요나 육체적인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는 경건 생활을 실천해야 한다"는 박 목사는 "경건 생활은 우리를 가난으로 인도한다"면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은 물건의 소비에서 자유롭게 되고, 물건을 소비하지 않고 가난하게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고 화려한 예배당 건축을 지양하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예배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목사는 "크고 화려한 교회를 건축하는 과정에서도, 예배당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탄소배출이 심하다"면서 "특히 값비싼 장비, 화려한 조명,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예배를 지양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예배로 돌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때문에 박 목사는 "교회는 소박한 예배당과 예배, 그리고 소박한 생활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기 설치나 나무 심기 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배출된 탄소를 흡수해야 한다"면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큰 교회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 재정도 탄소 중립을 위해 사용할 것을 권했다. "교회 물품 구입시 그 물건이 친환경 제품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박 목사는 "개인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선교뿐 아니라 창조세계보전을 위한 선교가 필요한 시대"라면서도 교회가 먼저 △경쟁적으로 크고 화려한 예배당을 짓고 자랑한 죄 △성도들로 하여금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도록 부추긴 죄 △창조세계의 청지기로 부름 받았음에도 창조세계를 더럽히고 파괴한 죄 등을 회개할 때, "기후 재앙을 피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의 신학적 의미'를 주제로 강연한 송진순 교수(이화여대 외래)는 "생명경제사상에서는 가난한 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상호협력과 상호연대라는 공공선을 추구한다. 또한 노동 지식 창조성이 자본을 대체하여 경제활동을 주도하고 개인, 공동체, 국가들이 협력하는 세계경제를 비전으로 삼는다"면서 "이렇게 볼 때 탄소중립에 기반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은 탈인간중심주의에 대한 성찰 및 생명에 대한 재정의에서 비롯된 것은 물론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정의로운 관계 회복이라는 점에서 신학적 의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은숙 기자



#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언문 중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결단

우리는 한국기독교를 대표하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의 기후위기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각 교단과 지역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후위기 비상행동 플랫폼 사업을 시행하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목회 매뉴얼을 개발하여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생활과 일상생활, 사회조직 속에서 탄소 저감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세계교회와 함께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JPIC)이라는 에큐메니칼 신앙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연구자, 신학자, 기독시민운동 그룹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우리는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중요한 선교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다섯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위해 출범한 <기후위기기독교신학포럼>과 <생태정의아카데미>와 연대하여 국내 기독교대학교 및 신학대학교에서 기후위기시대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 양성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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