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불교 수진사' 방화 사과…자성의 목소리 높아

교계, '불교 수진사' 방화 사과…자성의 목소리 높아

불교계 "개신교, 종교 혐오 멈춰 달라… 종교 분쟁 원치 않아"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11월 09일(월) 09:22
지난 10월 발생한 경기도 남양주 수진사(사찰) 방화사건으로 종교적, 사회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새벽 개신교인으로 밝혀진 한 여성 A씨가 수진사 일부 건물에 지른 불로 건물 일부가 전소됐기 때문이다. 수진사는 이번 화재로 소방서 추산 2억 5000만 원의 재산피해를 보았으며 시설과 건물 복구에는 상당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교계 "개신교, 종교 혐오 멈춰 달라" 하지만 "종교 분쟁 원치 않아"

불교계는 이번 방화 사건과 관련 개신교를 향해 "종교 혐오를 멈춰 달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수많은 언론도 '남양주 수진사에 불 지른 광신도'를 골자로 한 뉴스를 연일 쏟아내 개신교의 배타적인 모습의 행태를 지적했다.

급기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지난 2일 '개신교인에 의해 자행되는 사찰방화를 근절하라'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종교평화위원회는 "14일 발생한 남양주 소재 수진사 전각 전소 화재가 기독교 신자에 의한 방화로 밝혀져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경찰 조사에서 방화한 기독교 신자는 '신의 계시'라고 주장하였고, 과거에도 사찰 현수막에 수시로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등 폭력행위를 반복하였다고 한다"며 개신교가 폭력과 방화를 양산하는 종교가 아닌 화합의 종교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이어 종교평화위원회는 "개신교의 지도자와 목회자들은 신자들의 이 같은 반사회적인 폭력행위가 개신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공표하여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수진사(사찰) A사무장은 이번 사건이 종교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힌 A사무장은 "타 종교와 종교 문제로 분쟁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 어떤 종교를 믿든 각자의 선택과 그 종교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개신교 전체의 의식에서 나온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신교가 "잘못된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 종교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


#교계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 전해, '방화범 A 여성, 정상적인 범주 벗어난 행동 지속해 와'

수진사 방화범 A씨가 인근 C기도원을 다닌 곳으로 알려지면서, 관계된 기도원 측은 수진사 화재에 난감해하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C기도원 직원 B씨는 "방화범으로 입건된 여성은 1년에 한 두 차례 기도원에 기도하러 오신 분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분의 인적 사항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도원에 다니셨던 분이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라며 수진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B씨는 방화를 한 여성 A씨가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행동을 장기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말 가끔 오셨던 분이다. 3~4년 전부터 하나님과 대화를 나눈다고 했고, 귀신이랑 대화한다고 말하는 것을 많은 직원들이 목격했고 들었다"며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행동을 반복했던 상황이어서 더욱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교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이홍정)가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대표해 첫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NCCK는 "남양주 수진사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독교 신자의 고의적인 방화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수진사 방화자의 광신적이며 배타적인 신앙행태를 평하기에 앞서,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이번 일로 모든 불교 신자와 지역주민께, 그리고 관련 당국에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NCCK는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데 기초하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가 이웃과 세상을 향해 조건 없이 열린 교회가 되도록 우리 자신들의 신앙의 표현행태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사랑으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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