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모성화, "여성적인 교회가 좋은 교회다"

교회의 모성화, "여성적인 교회가 좋은 교회다"

[ 여전도회 ] 교회여성과 계속교육원 15

한국기독공보
2020년 09월 02일(수) 07:18
2019년 11월 여전도회원들은 절임배추 3600kg과 양념 1200kg으로 빈곤 및 결손가정, 독거노인, 탈북자 등 총 500가정의 '작은자들'에게 전달할 김치를 담갔다.
여성적인 교회가 좋은 교회다. 교회는 남녀노소의 공동체이지만 그 특성이 여성적이어야 한다. '영웅들의 역사'의 작가 토마스 카알라일은 '성직자 위인'이라는 대목에서 신앙 위인들의 공통적 성품은 여성적이라 지적했다. 따뜻하고 유순한 여성적인 기질을 꼽았다. 그것은 성실성, 즉 어머니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 같은 것이다.

자식들을 위해 참고 포기하지 않고, 돌보고 희망하는 마음씨를 가졌던 개혁자 마르틴 루터(M. Luther)와 존 낙스(J. Knox)를 대표적 인물로 봤는데, 이는 그야말로 기막힌 통찰력이 아닐 수 없다. 루터나 낙스가 개혁자가 된 것은 가슴이 따뜻하고 마음이 유순한 여성적 성실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문화원이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세계의 비 영어사용국 100개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를 물은 적이 있었다. 단연 1위는 엄마(mother)였다. 그것은 물어보나마나였다.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소설이 되었겠는가? 그것은 '엄마'때문이다.

아버지(father)는 70위 밖이었다고 한다. 호박이나 우산보다도 낮은 점수를 땄다는데 그동안 교회는 남성적 특성을 고집해왔다. 남성적으로 제도화되고 경직된 교회는 매력이 없고 생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역사철학자 오스왈드 슈팽글러(O.Spengler)는 그러한 모습을 종교의 말기현상이라 지적했다. 유연한 몸이 생동력을 가진 것처럼 유순하고 따뜻한 기운이 있는 교회가 활력 있는 교회인 것이다.

1885년에 한국에 왔던 호레이스 언더우드(H. Underwood)의 부인 릴리어스 언더우드(Lillias Underwood)의 이야기가 여성적(모성적) 영성이 어떠한 것인지 말해준다. 그녀는 1886년 왕비의 주치의로 한국에 온지 몇 년 뒤 언더우드와 결혼했다. 마침 그때는 콜레라가 전국을 휩쓸 때였는데, 언더우드 부인은 궁궐과 집을 오고 가면서 길 위에 버려진 환자들을 돌보았다.

어느 날 그녀가 돌봐주던 거지 환자가 그녀의 품 안에서 죽었을 때 그녀는 그냥 길바닥에 앉아서 울었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외국 여자가 진흙탕 길에 앉아 비천한 거지의 죽음을 저토록 애통해하여 울고 있는가?"

그 중의 한 사람이 그를 따라가 이웃 사람들로부터 그녀에 대해 들었다. 그는 그녀가 왕비의 주치의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으며, 결국 언더우드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예수를 구주로 믿고 즉시 고향(행주)으로 돌아갔다. 당시 행주는 매우 난잡한 포구였는데 그의 전도로 마을 사람들이 회개하고 행주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곳의 관리가 기이하게 여겨 언더우드를 방문해 자기 고을 이야기를 했으며, 언더우드도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됐는데, 바로 이것이 행주교회의 시작이었다. 이 이야기는 그의 증손녀 엘리자벳 언더우드가 밝힌 가족사이다. 릴리어스 언더우드 부인의 그 같은 무의식적인 행동이 진실로 모성적 영성이다.

교회가 '신종 야만인'들이 범람하는 포스트모던, 또는 글로벌 시대의 선교를 잘하기 위해서 우리 한국교회가 훨씬 더 여성화(모성화)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여신도들의 고유하고 독특한 역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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