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 죄송합니다"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0년 08월 25일(화) 10:14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해 공식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 17일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인정하고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한데 이어, 18일에는 한국교회총연합이 몇 교회가 교인들과 지역사회에 감염확산의 통로가 된데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라는 글이 게시됐으며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SNS 등을 통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를 이어갔다.

한국교회가 사죄의 뜻을 밝힌 배경에는 일부 교회의 안일한 태도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제한조치를 종교탄압이라며 실력행사로 결국 우리 사회 전체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희생적으로 헌신한 사람들의 노력마저 헛되게 만든 행위에 대한 고백의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전광훈 목사 측의 무분별한 정치적인 행보의 결과에 대한 유감의 뜻도 포함돼 있다.

물론 일부에선 기독교인들이 왜 사죄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심지어 정부의 행정지침을 거부하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도 있다.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예배를 드려온 교회들로서는 억울한 면도 없진 않다.

그럼에도 이번 한국교회의 사과는 그동안 우리 사회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교회의 현실을 드러내는 고백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약자에 대한 포용과 배려보다는 우리만의 공동체를 고집하며 교회의 담을 높이 쌓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는 교인들과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지켜야 할 사명을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추락한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물론 단기간에 회복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철저한 방역과 실천을 겸비하며 대사회적인 신뢰 회복을 위한 교회의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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