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시관, 과거와 미래 잇는 툇마루 되길"

"역사전시관, 과거와 미래 잇는 툇마루 되길"

[ 여전도회 ] 역사전시관 개관 1주년을 맞아

윤효심 총무
2020년 07월 20일(월) 14:02
<편집자주> 여전도회관 1층에 위치한 여전도회 역사전시관이 오는 30일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역사전시관 관련 설교문을 게재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공간을 들고 나면서 거쳐간다. 그 중에서도 집 외에 자주 들르는 곳은 카페다. 소설가 김영하 씨는 아파트 생활로 툇마루가 사라지면서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했다. 현관과 사랑채를 이어주며, 사람과 공간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툇마루는 사라져버렸고, 오늘날의 카페가 한옥의 툇마루를 대신하고 있다. 공간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은 우리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런데 공간의 참된 힘과 가치는 어디에서 나는 것일까?

'공간 공감'이라는 책의 저자는, 공간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질 때 우리의 삶 또한 의미를 얻는다고 말한다. 무심코 드나드는 공간일지라도, 그곳에 의미를 부여해 삶을 투영시킨다면 그 공간의 의미는 달라진다. 즉, 공간은 어떤 이야기나 경험과 연결되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여전도회원들에게 여전도회관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공간이다. 1963년 본회 29회 총회에서 총대들이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선교여성들의 평생교육의 장인 회관 봉헌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건축 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 개최, 새 옷 안 사입기 운동, 회갑잔치 대신 영생회원 되기(10만원 헌금) 등 전국 모든 여전도회원들이 벽돌 한 장을 드리는 마음으로 협력했다. 뿐만 아니라 총 373회에 걸쳐 5620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회관 건축을 위해 기도회를 실시했다. 여전도회관은 여전도회원들 모두의 믿음의 도전이었고, 하나됨을 위한 연합정신의 절정이었으며, 미래의 비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7년 만에 그 꿈을 이루고 말았다. 여전도회원들이 깨뜨린 옥합의 향유가 흘러나오는 근원지가 바로 이 회관이다. 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정신이 우리 여전도회의 전통의 큰 맥을 이루고 있다.

아름답고 의미있는 공간은 단순히 잘된 인테리어나 정교한 구조, 화려한 소품만을 담아내는 곳이 아니다. 공간이 담고 있는 의미,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해석들이 공간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물리적인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공간이 담게 될 역사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가치이다. 그러므로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돼야 한다. 살아있는 전통만이 권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전통이 살아있기 위해 그 전통에 담긴 정신을 실천하는 다음 세대가 있어야 한다.

역사전시관이 우리나라 한옥의 툇마루 같은 공간이 돼서 과거와 현재를,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고,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를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이 됐으면 한다. 역사전시관을 들어오는 이들이, 1800년대 말의 전도 부인들과 김순호 선교사, 김마리아 열사를 만나기를 바란다. 신앙 선배들의 눈물과 희생, 믿음의 열정을 만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복음을 통해 그들이 경험했던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의 풍성함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래본다.

역사전시관과 여전도회관이 어머니의 품속 같은 공간이 되기를 바래본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의 품속이라는 공간을 경험했다. 그 공간에 대한 경험은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오롯한 존재로 성장하는 바탕이 됐다. 역사전시관을 비롯한 여전도회관이 어머니의 품속 같은 공간이 되어서,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접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스도의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을 깨달아 알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벽돌 위에 벽돌이 놓이고 벽과 벽이 서로 연결돼 큰 건축물로 세워지듯이, 우리도 믿음 안에서 서로 연합하고 어우러져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전시관으로 지어져 가기를 소망한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총무 윤효심 목사




여전도회 역사전시관 개관 1주년        |  2020.07.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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