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리셋은 '디지털 총회'로 나아갈 기회

코로나19 리셋은 '디지털 총회'로 나아갈 기회

[ 주필논단 ]

변창배 목사
2020년 04월 24일(금) 10:00
위기(危機)는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인류의 평온한 삶에 위기를 초래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는 '대대공황'(大大恐慌, Greater Depression)이 왔다고 경고했다.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답게 코로나19로 각국 GDP가 몇 주 만에 급감하고 세계경제는 V자도, U자도, L자도 아닌 I자형으로 수직 하강할 것이라며, 30년대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가난한 이들이 사회안전망 경계선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4월 18일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월과 비교 취업자 감소가 70만 명에 달하는 고용 충격이 해일같이 밀려왔는데, 실업급여 신청자는 3만 1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말해서 이를 뒷받침했다. 안정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는 실업급여를 받지만, 대거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임시직 일용직 자영업자 등은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하는 위기는 경제문제만이 아니다. 백신과 치료제도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세계 각 나라가 일시에 멈추어 섰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치면, 컴퓨터를 리셋하고 재부팅하듯이 온 세계가 리셋 될 것이다.

리셋 된 사회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따르게 될 것이다. 지나간 강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리셋해도 어제로 돌아갈 수 없다. 전지구적 일시 멈춤은 머지않아 지나가겠지만, 사회활동이 재개되면서 새로운 질서가 도래할 것이다. 이미 지식인들은 변화에 대한 전망을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위기에 한국교회와 우리 총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동안 총회는 코로나19에 대한 계몽과 홍보, 주일 공예배 형태의 다양화, 적극적인 재해 구호, 코로나19 이후의 담론 형성 등에 집중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었다. 일곱 차례에 걸쳐서 교회대응지침을 발표하고, 총 16억여 원에 달하는 재해구호를 시행하고 있다. 6월 15일에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를 주제로 대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운영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지역교회는 최우선 과제는 오프라인 공예배의 회복이다. 이어서 교회학교, 교구와 구역, 남녀선교회 등 일상 조직을 활성화하고, 선교와 전도, 친교와 봉사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총회는 '디지털 총회'로 변신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우리 총회는 일찍부터 홈페이지 운영, 전자결재, 화상회의 시행, 전자문서 송수신 등을 시행해서, 총회 행정, 총회 노회 교회의 거버넌스, 각종 회의 등의 소통과 자료를 전자적으로 뒷받침해 왔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총회는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총회 행정은 4월에 수발신 문서 외에 모든 재정출납과 자료 발간, 각종 행사에 관한 전자결재를 전면 시행했다. 총회 회의실 3곳에 고정식 화상회의 설비를 완비하여 5월부터 각종 회의에 사용한다. 해마다 9월에 모이는 정기 총회를 전자회의로 치룰 종합계획을 제105회 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중장기 과제로 홈페이지의 인트라넷과 엑스트라넷 기능을 강화하고, 디지털 아카이브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총회는 비즈박스 알파로 업그레이드해서 인트라넷을 사용하고 있고, 제101회기부터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을 준비해 왔다. 코로나19는 본격적인 디지털 아카이브스를 시급하게 구축해야 할 필요를 제기하였다.

코로나19로 리셋된 한국사회의 변화에 따라 총회와 한국교회는 디지털 총회, 디지털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진화한 정보화기반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면에서 발전하는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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