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교회 주일예배 가정·영상 예배로 대체

대구 지역교회 주일예배 가정·영상 예배로 대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전국교회 기도 요청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2월 24일(월) 10: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지역 교계가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 태세에 나섰다. 급기야 지역 교회는 지난 23일 주일 대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와 모임을 취소하고 한국 사회의 책임 있는 교회로서 전염병 확산 방지에 온 힘을 쏟았다.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지만 대구 시내 교회 90% 이상이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은 것 같아요. 교회가 앞장서서 시민과 성도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지난 주간 노회 임시 임원회를 갖고 산하 지역 교회의 안전과 예방책을 강구한 대구동남노회 노회장 권오진 목사(갈릴리교회)는 "세상의 희망인 교회로서 먼저 코로나 19로 인한 사태가 조속히 진정돼 모든 시민이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회 산하 모든 교회가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 지역이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른 불안을 해소하고 시민과 성도들의 안전을 위한 선제적인 예방과 주의 차원에서 정부 시책과 대구시보건당국의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와 교회의 협력을 요청한다"며 전국교회의 기도를 호소했다. 노회는 지난 주 지역 산하 교회에 총회가 제작·배포한 대응매뉴얼을 우편과 문자로 긴급히 발송하고 코로나19 대응과 종식을 위해 다시 한번 교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또 시찰회 모임을 축소하고, 노회 감사도 소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경북노회도 지난 주간 산하 교회에 3차례 공문을 보내 전염병 확산 방지에 모든 교회가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북노회 노회장 하동오 목사(효령교회)는 "주일예배 설교문을 배포해 가정예배로 대체했다. 목사 안수받고 교회에서 주일낮 예배를 드리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며 "어려운 상황속에 처해 있지만, 남을 비난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바이러스가 종식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더욱 기도하고,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북노회는 애초 지역 교회에 주일예배 자제 공문을 보냈으나 상황이 악화돼 주일예배 전면 중단 요청 공문을 토요일 긴급히 보냈다. 경북노회 산하 교회는 대부분 주일낮 예배를 가정예배 또는 영상예배로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대구서남노회 노회장 김해봉 목사(대구남동교회)도 노회 산하 교회에 예배 전면 중단 공문을 발송했다. 김 목사는 "이번 주에 다시 한번 교회의 주위와 대책을 요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란다. 특별히 대구 경북 지역 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교회의 예배 중단 사태를 분석한 영남신대 김명실 교수는 "한국교회는 '주일성수' 개념으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고, 충실한 그리스도인을 배출할 수 있었다. 주일만큼은 반드시 실제 공간에서 예배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들 다수의 생각이어서 이런 조치가 매우 당혹스러울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전국 신천지 집회 장소의 폐쇄로 오히려 기존교회가 더 위험해질 수 있게 됐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것이 '주일성수 개념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는 크게 무리가 없다고 본다. 박해시에 바벨론 회당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하였고, 숨어서 가정이나 카타콤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며 "만일 주일예배를 반드시 실제 공간에서 드려 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오후예배나 행사를 없애는 대신 예배의 횟수를 늘려 예배자가 보다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교회학교 지도자들은 부모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제공하며, 교회의 지도자들과 중직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교인과의 소통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 경북 지역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장영일) 차원에서도 지난 20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지역 교회와 성도의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지침을 제시하며 지역 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기총은 담화문을 통해 △매 주일 대예배 이외 모든 예배 최소화, 교회 소그룹 모임 등 행사 취소 △공동 식사 중지 및 무료 급식 안전 유의 △교회 건물 방역 시행 및 친교실 폐쇄 △발열 및 호흡기 환자 출입 금지 및 개인 위생 강화 △등록 교인 외 신천지교회 신도 출입금지 등을 제안했다.

대구성시화본부(대표본부장:김홍기)도 23일 안내문을 통해 위기 속에 희망을 갖고 전국교회가 함께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표본부장 김홍기 목사(동부제일교회)는 "금번 코로나 19 확산에 대구가 중심에 서 있다. 명예롭지 못하지만 현실이다. 대구의 교회들은 현재 거의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으며 언제 멈출지 모르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불안 상태에 있다"며 "전국성시화본부를 비롯한 전국의 교회가 대구를 위하여, 특히 대구의 교회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의 기도를 들으신다. 힘을 내어서, 함께 기도하며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자"라고 전했다. 대구성시화운동본부는 대구 교회의 방역을 위해 소독기와 소독제를 공급할 계획이다.

임성국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