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않는 한 점

움직이지 않는 한 점

[ 논설위원칼럼 ]

최인호 목사
2019년 12월 09일(월) 00:00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자신에게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지렛대만 주면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고 하였다. 이 한 점을 만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정말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 한 점만으로도 충분히 움직이고 변화될 수 있다. 인류 역사에는 이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죽음의 역사 속에 생명이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어둠의 세상 속에는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거짓과 불의의 땅에는 진리와 의가 선포되었다. 그가 이 땅에 오심으로 인해 인류의 역사는 AD(주후)와 BC(주전)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 한 분으로 말미암아 세상은 완전히 새로워지게 되었다. 그러기에 예수 그리스도는 분명 역사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은 분이시다.

세상은 결코 많은 수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힘이 있다고 세상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도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은 존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바울도 인류의 역사에서 이런 한 사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였다.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 5:19) 한 사람 아담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모든 인류가 죄 아래 들어가게 되었지만,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말미암아 의의 길이 열려지게 되었다.

성경을 보아도 한 사람의 중요성이 얼마나 절실한지 여러 곳에서 말씀하고 있다. 아브라함 한 사람의 믿음이 그의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의 모래 같이 번성하게 하였고, 모세 한 사람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범죄 한 이스라엘을 살리기도 하였다. 다윗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삶을 살았기에 그의 후손이 멸절되지 않았다. 심지어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기도 하신다. "너희가 만일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읍을 용서하리라."(렘 5:1) 하나님께서는 많은 사람을 요구하시지 않으신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한 사람만으로도 하나님은 세상을 살리실 수 있다. 소돔과 고모라가 유황불에 망한 이유는 죄가 많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찾으시는 의인 10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에서 노예무역 폐지운동을 주도하고, 역사상 영국 정치인들이 가장 닮고 싶은 롤 모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년)이다. 그는 24세에 잉글랜드 요크셔 지역구 하원의원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심을 경험하였고,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삶을 살기로 결심하였다. 그래서 그는 영국 경제의 주된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복음에 반(反)하는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기로 하였다. 많은 반대와 압력이 있었지만, 윌버포스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헌신과 노력을 다해 드디어 1807년 영국에서는 노예무역 금지법안이 통과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한 사람의 헌신과 투쟁이 한 나라의 역사를 새롭게 하였다.

성탄절은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으신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이 되어 이 땅에 오신 날이다. 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마음에 모신 사람이라면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은 예수의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도 어지럽고 불투명하며 답답하다. 한국교회 역시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배와 같다. 하지만 나 한 사람만이라도 하나님 앞에서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은 삶을 산다면, 세상이 바뀌고 교회가 새로워질 것이다. 이런 결단이 있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란다.

최인호 목사/예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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