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범죄 연예인 방송 금지 담은 '방송법 재개정'에 '사랑과 용서'가 우선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11월 29일(금) 20:16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음주운전이나 도박, 성폭력, 마약 관련 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의 방송출연을 금지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한 이후, 일부 관련 연예인이 거론되면서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교계의 반응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78.3%가 법안 발의에 찬성한 만큼(반대여론 17.2%)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복귀에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교계의 시각은 강력한 법적인 제재보다 '회개'를 전제한 '사랑과 용서'인 기독교의 기본가치와 신앙윤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다.

우선, 기독교인들은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 대한 용서와 사랑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김지혜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는 "방송과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다면, 제재가 분명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법적인 차원에서 제재가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죄인인 우리도 하나님께서 한없는 은혜와 자비로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에게 하나님께로 돌아갈 기회를 주시지만 이 또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쉬운 면죄부처럼 비춰질 때가 있다"면서 "은혜와 용서라는 것은 철저한 회개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처럼 도덕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철저한 회개를 통해 전인적으로 회복되기를 곁에서 돕고, 방송사의 공적 책임에 대해서도 깨어서 예언자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의용 교수(국민대) 또한 "연예인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연예인들에게 방송은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방송출연을 영원히 막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의 기본정신인 회개와 용서, 사랑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면서 다만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고, 그 사실을 삶으로 증명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인에 대한 규제만이 아니라 목회자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많은 연예인들 중 기독교인도 대다수 포함돼 있는 점이 아쉽다"는 이 교수는 "개인의 판단에 의한 '자숙 시간'이 너무 빠른 게 문제가 되는 만큼 공중파 방송국이 이에 대한 미디어 윤리강령 제도를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출연금지와 출연정지 등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면서 "연예인들 뿐 아니라 정치인 아울러 문제적 발언을 통해 논란을 일으키는 목회자들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로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희박하고 설사 통과되더라고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태 교수(호남대)는 "법으로 발의 될 경우 범죄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 방송 정지나 금지를 할 수 없는 부분 등 문제가 있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혜 목사도 "법적 처벌 이후 이중 제재라는 지적과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법안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또한 법안의 사각지대와 법망을 피하기 위한 편법들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법의 통과 여부를 막론하고, 연예인들 스스로의 깊은 반성, 도덕적 윤리적 영적으로 깨어있는 크리스찬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출연에 대한 경고, 방송의 공적인 책임감이 이번 기회에 적절하게 어우러져 같은 문제가 번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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