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잊혀져서도 잊어서도 안된다"

"6.25전쟁, 잊혀져서도 잊어서도 안된다"

'묻어버린 그 전쟁' 펴낸 현길언 작가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7월 22일(월) 09:41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의 여러 문제를 중심 과제로 삼아 그 진실과 대안을 찾기 위한 글쓰기에 전념해온 비판적 지식인 작가 현길언 장로(충신교회·전 한양대 교수)가 6.25전쟁과 분단이라는 반인간적인 비극의 참상과 후유증을 정면으로 파헤친 장편소설 '묻어버린 그 전쟁'(본질과현상)을 펴냈다.

작가는 국가 권력과 이데올로기라는 거대한 힘에 휩쓸리면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두 목사의 삶과 사상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내년이면 6.25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더구나 남과 북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통일시대를 앞둔 요즘 같은 때에 작가는 왜, 굳이, '묻어버린 그 전쟁'을 다시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현 작가는 "6.25전쟁을 다시 소설로 쓴다는 것은 과거에 집착한 작업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 전쟁은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될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은 인간의 원초적인 가치인 사랑을, 혈연의 윤리를, 개인의 사상과 신앙을 파괴하며 인간을 폭력자로 또는 이기적인 비겁자로 만들면서 반인간으로 추락시켰다"고 강조하는 작가는 "이 전쟁을 잊으려하기 때문에, 잊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작품을 내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쟁을 바로 알지 않고 통일을 말한다는 것은 허위"이기 때문에.

그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며 정치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평화를 생각하기에 앞서 평화를 파괴시킨 그 원인에 대해서 정직하고 치열하게 생각해고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역사를 팩트로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작품이 그 이해를 위해서 어떤 단초를 제공하려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 그는 기독교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이 작품은 기독교와 정치이념의 문제, 국가와 교회의 문제, 소위 정교분리 목회의 한 단면을 성찰하려고 했습니다. 국가를 위하는 일은 위정자를 위하는 일과는 다릅니다. 부당한 정치세력에 대한 교회의 저항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합니까? 저는 교회가 어떤 정치세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일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아울러 그는 이 시대의 목회자들에게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세태에서 참 목회자의 모습을 현성규 도경빈 목사, 그 교회의 중직자들과 후에 현 목사가 만난 정창영 목사를 통해 찾으려 했다"면서 "저자이면서도 그 분들의 삶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오늘날의 목회자들이 꼭 이 소설을 읽고 전쟁의 비극과 전쟁으로 인한 억압정치로에 당한 기독교의 진실을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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