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통한 선교의 선봉장 '기독교학교'

교육을 통한 선교의 선봉장 '기독교학교'

[ 기자수첩 ]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9년 07월 22일(월) 14:00
얼마 전 자녀의 고교 진학을 앞두고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학교의 설명회를 들으러 갈 기회가 있었다. 다행히 그 학교는 기독교학교였고,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실현하는 다양한 활동들과 인성을 강조한다는 학풍에 대한 설명이 마음을 끌었다. 저녁에 촛불하나씩 들고 드리는 감성예배,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전일제 봉사활동. 학교에서 행해지는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활동과 교육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선택에 있어 다른 고민은 필요없어 보였다.

요즘 한국교회는 일주일 168시간 중 주일의 1시간 예배를 통한 신앙교육만으로는 신앙의대잇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교회들이 늘어나 가정과 연계한 신앙교육에 힘쓰기 시작했다.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자가 되자는 얘기다. 가정 신앙교육에 대한 이러한 관심만큼 중요한 것이 학교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의 다음세대들은 하루의 시간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선교'는 한국 선교 초기부터 있어 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산하에 '학무국'을 두고 기독교학교를 지원하는 사역을 감당했을 정도로 기독사학을 향한 애정과 관심이 컸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은 "교회를 찾아오는 다음세대가 사라져가는 이 때에 황금어장과 같은 학교에서 복음이 전파되어야 하고, 기독교적인 교육이 실천돼야 한다"며,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자사고 폐지 이슈로 학부모와 학교들이 들끓는다. 고교 평준화 이후 개정사학법, '강의석 사태'를 지나온 기독사학들은 당시 '합법적인 기독교교육의 길'이라는 판단 아래 최선의 선택으로 자사고로 전환했다. 자사고로의 전환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중단되고, 상당한 금액의 법인전입금이 유입돼야 하는 일이어서 전환을 하고 싶어도 못한 학교도 많았다.

물론 예배와 성경과목 만으로 종교교육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믿음과 사랑, 나눔과 봉사, 협동과 배려 등 기독교 세계관이 학교의 교육철학에 녹아져 있어야 하며 그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자율성이 담보돼야 한다. 대광고 교목 우수호 목사는 "종교와 신앙은 삶이다. 과목 하나가 건학 이념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면 자사고 선택은 안했을 것"이라며,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손잡고 기도하는 등 종교교육은 습관의 뜰로 가야한다"고 말한다.

교회안 다음세대가 줄어드는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교회 안에만 있을까. 선교 초기 유수의 신앙인들을 길러내는데 큰 역할을 감당했던 것이 기독교학교였던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 교단에 뿌리를 둔 수많은 기독교학교들이 제대로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제도와 처한 현실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번 기독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기독교학교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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