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성장 욕망하는 어리석음에서 돌이켜야

끝없는 성장 욕망하는 어리석음에서 돌이켜야

2019년 경건절제환경주일 총회장 목회서신

림형석 목사
2019년 05월 28일(화) 13:24
"악한 일은 피하고 선한 일만 하여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 하여라."(시편 34:14)

하나님께 창조하신 하늘은 맑고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창조의 온전함을 잃어버리고 뿌연 미세먼지가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 아래에서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은 생기를 잃고 서서히 병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미세먼지는 바다 건너에서 날아온 것이라고 남을 원망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들 역시 공장과 발전소와 자동차에서 엄청난 미세먼지를 만들어 우리의 푸른 하늘을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걸어 잠그고 공기청정기를 트는 것도,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는 것도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닙니다. 끝없는 성장을 욕망하며 지구의 자원을 소비하고, 지구가 뜨거워지도록 화석연료를 불태우고 있는 우리의 어리석음으로부터 돌아서는 것만이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청빈과 절제와 경건의 삶, 그리고 작고 소박한 이 땅의 생명을 살리는 생태정의의 삶을 향해 좁고 험한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 하늘과 새 땅을 살아가는 각각의 교회가 생명의 나무가 되어야 하고, 모든 교회가 함께 모여 생명의 큰 숲을 이루어서 미세먼지를 걷어내고 푸른 하늘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에 목회자와 성도들의 삶이 이 땅 모든 생명들의 평화를 찾는 것이 되도록 다음의 입장을 천명합니다.

하나, 교회는 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을 다음세대에 전해주어야 합니다.

미세먼지는 공중에 떠다니는 부유물질로써 바람에 의해 자연적으로도 발생하지만 최근 미세먼지는 주로 공장과 발전소, 자동차 등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가 해마다 7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이제 생명의 피난처가 되어야 할 교회가 더 이상 미세먼지 문제를 방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과감한 에너지 전환으로 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가고, 내연기관자동차 운행을 중단시키고 전기자동차를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교회도 친환경 보일러 사용, 햇빛발전소 설치, 정원 조성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교회 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지자체와 정부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정책을 제안하고 함께 기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하나, 교회는 생명의 숲이 되어 숲을 만들고 지키며 돌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파괴된 숲을 다시 복구해 숲의 면적을 회복시킨 나라입니다. 최근 학자들은 숲은 토양 황폐화로 인한 미세먼지의 발생을 막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기후변화를 막아내는 가장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숲은 무분별한 개발과 관리 소홀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면적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로, 공항 건설로, 도로 건설로, 골프장으로, 스키장으로, 케이블카로, 송전탑으로 사라진 숲들만큼 우리는 하나님의 선물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성서는 우리의 시작이 에덴동산의 숲이었고 우리의 미래 역시 생명의 숲이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생명의 숲이어야 합니다. 숲을 조성하고, 숲을 지키며, 숲을 돌보는 일에 교회가 기도하며 힘을 모아야 합니다.

하나, 교회는 강을 창조의 모습대로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합니다.

4대강의 수문을 열자 썩은 물은 쓸려 내려가고 맑은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맑은 물에는 사라진 물고기들이 돌아와 알을 낳고,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만들고 새끼들을 키웁니다. 강은 창조된 모습 그대로 흐를 때에 생명이 되고 가장 아름답습니다. 4대강 공사는 지난 날 우리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탐욕의 상징이었습니다. 보를 쌓은 강은 녹조로 가득 찼고, 물고기는 배를 드러내고 죽어갔으며, 물을 마신 동물들은 병들었지만 아무도 이들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강은 과거와 같이 지금도, 앞으로도 흘러야 합니다. 강이 창조의 모습대로 맑은 물이 흐를 때에 강에 깃들어 살아가는 생명이 풍성해지고, 우리의 탐욕과 어리석음도 깨끗하게 사라질 것입니다. 교회는 창조세계의 온전함을 지키는 사명을 감당하는 공동체이기에 강이 온전한 모습으로 흐르도록 강의 온전한 복원을 위해 애쓰며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2019년 6월 2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림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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