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생명을 온 세계에!

부활의 생명을 온 세계에!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9년 04월 26일(금) 10:03
부활절은 기독교 최대의 기념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1947년부터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하여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 이래 한국교회 최대의 행사로 명맥을 이어왔다. 가장 많은 교파의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2019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도 70개 교단이 참여했다.

1947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4월 6일 새벽 5시 30분에 서울 남산공원에서 드렸다. 한경직 목사가 설교를 했고 부통령과 외무부 장관, 주한 미8군 사령관, 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전신인 조선기독교연합회가 미군과 공동으로 주최했는데, 1만 5000여 명이 모였다. 남산공원은 신사참배를 강요한 일본 신도의 총본산인 조선신궁이 있던 곳이었다. 신사참배로 고난을 겪은 한국교회로서는 해방과 종교의 자유를 기념하는 적절한 장소였다.

부활절 연합예배는 시류에 따라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전쟁 중에는 부산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60년에는 3·15 부정선거의 여파로 연합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각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62년부터 10년간 보수 측은 대한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하고, 진보 측은 한국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하여 각각 예배를 드렸다.

73년에 양측이 연합하여 10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부활절 예배를 공동으로 드렸다. 이 날 예배에서 유신정권 비난 전단을 살포한 일로 4명이 구속되고 11명이 즉심에 회부되었다. 죄목은 내란예비음모죄였다. 이 사건은 목회자들이 유신정권에 항거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한국교회가 민주화와 인권운동의 일선에 서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73년에 조직된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90년대에 상시 조직이 되었다. 주로 여의도광장, 장충체육관,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상암 월드컵 경기장, 서울시청 앞 광장 등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93년에 26개 교단이 여의도광장에서 예배를 드릴 때 조선기독교도연맹에서 보낸 기도문을 사용했다. 96년에는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서 같은 예배문으로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 99년에는 신현균 목사를 비롯한 8명이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를 방문해서 남북 연합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주최하는 일로 갈등도 있었다. 준비위원회를 사단법인화하여 예배를 주관하기도 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해마다 번갈아 주최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70개의 한국교회 교단이 연합하여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고, 별도로 80여 시군구 단위로 지역마다 연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당에서 드린 2019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실무를 지원했다. 주제는 '부활의 생명을 온 세계에!', 표어는 '예수와 함께, 민족과 함께', 본문 요절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요11:25-27)였다. 예배는 CTS가 주방송사가 되어 CBS, C채널, Good TV 등에서 동시 생중계를 했다. 예배에 앞선 식전 행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다 같이 부활의 생명에 동참해 갈등의 골을 치유하고 화합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최대의 종교가 된 오늘 부활절 연합예배의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연합예배와 함께 문화행사를 곁들이자는 제안도 있고, 성탄절 트리를 부활절에도 사용해서 기독교의 상징화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성탄절을 상징하듯이 부활절에 소외된 이웃을 돌볼 상징을 만들 필요도 있다. 부활절을 조명하는 일반 언론에게 방향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왕에 70개 교단이 드리는 연합예배와 각 지역의 연합예배를 서로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독일교회가 '교회의 날'을 통해서 청년들에게 접근하는 것처럼 다음세대를 향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시대이다. 2020 부활절을 어떻게 맞는 것이 좋은지 논의가 필요하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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