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바꾼 교회 풍경...생태신앙적 반성도 잇따라

미세먼지가 바꾼 교회 풍경...생태신앙적 반성도 잇따라

각 부서마다 공기청정기 설치, 전도용품도 마스크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3월 11일(월) 18:22
마스크 전도용품
최근 한반도 내 대기 정체가 계속되면서 국토 전체가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특히 호흡기가 약한 교인이나 어린 자녀들을 둔 교인들은 교회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례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장기간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편서풍의 영향으로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봄철 황사까지 더해질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회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교회마다 공기청정기 설치하느라 부산, 급배기 시설 점검 필요

현재 각 교회들은 공기청정기 설치를 통해 교인들을 배려하는 것 이외에 뚜렷한 대안도 없어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형교회들은 예산부족으로 유아부와 아동부 등 어린 아이들을 위한 부서 먼저 공기청정기를 구입해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러한 상황에서 건축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 구입과 함께 건물의 공기정화 급배기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강상용 장로(상신교회·이하우징코리아 대표)는 "건축물에는 바깥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안의 공기가 나가게 하는 급배기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렇게 공기의 질이 나쁠 때는 필터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체크해야 한다"며 "대부분 교회들이 한번 설치해 놓으면 이에 대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과 같이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필터를 양질의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 장로는 "지금까지는 실내공기질 관리법이 있기는 하지만 규제를 심하게 하지 않았는데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만큼 앞으로 이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교회는 이에 대한 점검을 미리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실제로 현행법에서는 교회에 따라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적용받고 있다. 법령에 따르면 실내공기질 관리법 3조 21호에서 "'건축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구분된 용도 중 둘 이상의 용도에 사용되는 건축물은 법 조항이 적용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생태정의 세우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도

교회에서는 지금 당장의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교회가 생태정의를 이루는 일에 헌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유미호 센터장은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뿐"이라며 "교인들이 에너지를 적게 쓰고, 먹는 것도 적게 먹고, 교회에 올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교회는 노후 차량을 바꾸는 것 등을 실천하며, 교인들에게 하나님 창조한 지구에 대한 의식적인 신앙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사무총장:이진형)에서는 교회가 미세먼지 줄이는 실천 방안으로 △노후된 경유차량의 경우 운행을 자제할 것 △경유 차량 관리를 철저히 할 것 △꼭 필요한 경우에만 차량운행을 할 것 △가능하다면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 것 △교회의 노후된 난방기기를 교체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 △옷을 따뜻하게 입어 전열 기구 사용을 줄일 것 △전기밥솥 보온기능 사용하지 말 것 등 실천사항을 제시하고 목회자가 먼저 에너지 절감과 미세먼지 발생 줄이기의 본을 보여야 한다고 기독교인 행동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야외 행사 자제...전도용품을 '마스크'로 주는 교회도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교회에서도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교회들은 다가오는 봄철 야외예배나 부서별 야외활동을 하는데 있어 만성적으로 나빠지는 공기질 때문에 스케줄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뿐 아니다. 노방전도를 하는 교인들도 건강에 해로운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이를 고민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예 전도용품을 마스크로 정해 행인들에게 나눠주는 교회도 있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백광훈)은 올초 발표한 '2019 문화선교트렌드' 중 '더불어 살기, 신앙과 생태감수성'을 키워드로 정하고 신앙과 생태감수성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논하는 것이 교회의 주요한 책임이자 과제가 되리라 전망한 바 있다.

문선연은 "이제 외출할 때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필수가 된 한국사회에서 생태와 환경의 문제는 단순한 선택의 논의를 넘어서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과 관련된 대책과 방향성 마련을 시급한 주제로 여기고 있다"며 "창조신앙을 고백하고 따르는 기독교가 생태영성 함양의 방향성을 더욱 논의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자연과 공존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희망이자 인간의 목표이고 신앙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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