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반발로 생명 존중에 대한 관심 급증

'동물학대' 반발로 생명 존중에 대한 관심 급증

정부에서도 동물학대 시 처벌 강화 방침
교계에서도 '동물신학'에 대한 관심 증가
"교회, 살아있는 생명체 수호에 책임 있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1월 21일(월) 07:17
Photo by Matt Nelson on Unsplash


최근 동물보호단체인 케어(CARE)의 박소연 대표가 동물들을 구조한 후 직원들도 모르게 안락사를 직접 지시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반려동물 학대 및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나섰고, 아울러 교계에서도 인간 중심의 신학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동안 주류 바깥에 있던 동물신학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일 언론에서 국내 3대 동물보호단체 중 한곳인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2015~2018년까지 구조한 1100여 마리의 동물 중 최소 230마리 이상을 안락사를 시켰으며, 이중 불가피한 안락사는 10%에 불과했다는 내부자의 증언이 보도되어 동물보호에 참여했던 후원자들과 반려인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러한 유기동물 안락사 논란으로 반려동물에 관리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반려동물 학대 및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 동물 학대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추가 상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 지나치게 많은 동물을 기르는 이른바 '애니멀 호딩'도 동물 학대의 범주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동물 학대 행위자에 대한 벌칙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고, 법인 대표자나 종업원이 형사처분을 받으면 법인에도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가운데 살아있는 생명체를 학대하고 폭력을 일삼는 것에 대한 반성으로 세간에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에게 향했던 인권 감수성이 동물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는 추세이고, 식용 동물에게도 살아있는 동안 최소한의 삶의 질 보장에 초점을 맞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에서도 동물신학에 대한 관심이 기독교인 사이에서 늘고 있다. 동물복지를 신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주창한 영국의 앤드류 린지(Andrew Linzey) 목사는 1994년 '동물신학'이라는 책을 통해 "모든 피조물은 신과의 관계에 있어 나름의 본유적 가치를 가지며 따라서 모든 살아있는 존재의 권리는 신의 가치 부여하심에 근거한 권리, 곧, 신적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윤재 교수(이화여대)도 2017년 발간한 저서 '포스트휴먼신학'에서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나오는 새 생명의 무지개 언약은 단지 신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언약이 아니었다. 그것은 신과 인간, 자연(동물, 땅)과 맺어진 언약이었다"며 "지금까지 우리의 지독한 인간중심적 성서독해는 창세기 9장의 이러한 단순한 핵심을 외면했고 또 못 본 체 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은 대부분 본질적이라기보다 정도의 차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라며 "오늘날 이 땅에서, 세계 전역에서 아무 도덕적 제약도 받지 않고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동물에 대한 학대와 폭력은 바로 이렇게 2천년 이상 지속 되어온 서구의 주류 사상과 신학을 타파하지 않고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서구의 이성 중심적이고 이분법적 철학과 신학에서 어떻게 환골탈태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사고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에큐메니칼 신학자들도 그리스어 '오이쿠메네(Oikoumene·'에큐메니칼'의 어원)'의 해석인 '하나님의 집에 사는 모든 식구들'의 범주를 단지 사람이 아닌 지구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로 해석하며, 지구 안 동식물에 대한 크리스찬의 생태적 책임에 대해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여서 동물복지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책임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농식품부의 집계에 따르면 유기·유실동물은 2015년 8만2천여 마리에서 2017년 10만2천여 마리로 급증하는 추세다. 인간에 의해 무책임하게 버려지고, 이로 인해 죽음을 당하는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도 생명에 대해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계 내에서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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