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희망하는 새터민, 통일 위한 도구 될 것

평화 희망하는 새터민, 통일 위한 도구 될 것

[ 열려라통일 ] 한국교회 새터민들의 '평화와 통일'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01월 08일(화) 09:18
좌부터 서울대학교 국제개발협력평가센터 신은영 연구원, (사)북한개발연구소 김병욱 소장, 통일의 징검다리 우리온 박대현 대표.
생사를 넘어 남한 땅을 밟은 새터민들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켜보더니 입을 열었다. 2018년 한 해 동안 전개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양한 꿈틀거림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새해에 거는 기대와 희망은 그 어느 해 보다 크다. 그 누구보다 '평화'를 희망하는 새터민, 또 통일을 위해 '헌신의 도구가 되겠다'는 다짐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살아가는 기독 새터민들의 평범한 속 이야기를 듣고자 2019년 새해 그들의 마음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전문】

"지난해 전개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보고 처음으로 북한이 개방되고, 왕래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신은영 씨(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사랑의교회)는 10여 년 전 한국 땅을 밟았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학교 국제개발협력평가센터의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신 씨는 새해엔 북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녀는 "북한 주민들도 통일 준비를 고민해야 할 만큼 내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실제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고 언론에 노출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시 한번 리더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병욱 소장(북한개발연구소·열매맺는교회)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진실성을 느꼈다고 했다. 남북 정상이 미국과 협력하는 구조를 보고 변화의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김 소장은 "과거와 달리 이번 한반도 평화 정세는 군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미국과 협력하는 구조"라며 "실제 북한에서도 이런 변화를 꽤 긍정적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터민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신뢰 구축'과 '경제 회생'을 손꼽았다.

김병욱 소장은 "만약 올해 경제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지속되면 북한은 이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종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결국 양측의 전향적이고 진정한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신은영 씨는 한국과 북한이 신뢰를 쌓는 것과 함께 미국의 입장도 잘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 방식대로 남북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미관계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미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터민을 돕는 단체 '우리온' 박대현 대표(온누리교회)는 북한 경제를 중국에만 의존하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협력을 강화해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 주민의 의식주가 해결되고, 경제가 성장하면 북한의 인권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 회생은 한반도 평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터민들은 이를 위한 한국교회의 새로운 역할도 기대했다.

김병욱 소장은 한국교회는 북한선교를 위한 방향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회는 2019년 올해를 북한 사회와 융합하면서 어떻게 평화를 정착하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교회가 국내 탈북자들을 동원해 북한의 종교성지 터를 다시 찾고,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파악해 북한교회사를 다시 출간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먼저는 북한 지역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며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영 씨는 "김정은 위원장은 이제 주체사상으로는 북한 주민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국교회가 정치적 역학관계에 휘둘리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사역을 꾸준히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새터민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지만,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방남도 이뤄지길 조심스럽게 기대했다.

김병욱 소장은 "어쩌면 올해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잠시 주춤할 수도 있다. 미국 정치가 혼란스럽고, 우리나라가 꺼낼 카드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적 합의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은 신뢰를 구축하고 관계를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박대현 대표는 "인권은 사회에서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와 자유이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며 "하지만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신은영 씨는 "남북관계가 냉각기일 땐 새터민조차 '빨갱이'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이 한계는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지만, 새해에도 새터민들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외롭다.

신은영 씨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라는 신분을 밝히면 차별과 편견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며 "이젠 정치적인 색채를 뛰어넘어 새터민과 협력하고 하나 될 방안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대현 대표는 "새터민들도 먼저 남북관계와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감당해야 한다"며 "고향 사람들이 잘 되는 것은 통일을 향한 가장 큰 디딤돌이 된다고 생각한다. 크리스찬으로서 탈북민을 지원하고 돕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큰 진전을 이룬 만큼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3만여 명의 새터민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접근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자, 민족의 동반자가 될 새터민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는 올 한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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