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안낳는 서울 ... 교회 미래 위협하는 '직격탄'

아기 안낳는 서울 ... 교회 미래 위협하는 '직격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8년 12월 21일(금) 17:23
서울에서 하루에 태어나는 아이가 200명도 채 안된다는 집계가 발표됐다. 인구 감소로 인한 국가의 소멸론이 현실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구늘리기'는 비단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다. 교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직격탄'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하루에 태어나는 아이가 200명도 채 안된다는 집계가 발표됐다. 지난 12일 서울시가 발표한 '2018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출생 인원이 179명으로 1981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0명 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하루 257명이던 신생아가 이듬해 230명, 2016년 206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그뿐 아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도시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구체적으로 2400년에는 부산이 없어지고 그 후 2502년 서울에 마지막 출생자가 태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900년 후에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국가 소멸론이 현실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구늘리기'는 비단 국가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교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직격탄'이기도 하다. 실제로 강남의 대형교회 목회자는 "교회 내 출산률이 줄어드는 것은 결혼 예배 신청이 줄어드는 것과 비례한다"면서 "해마다 결혼 예배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결혼을 안하면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실제적으로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강북의 한 교회도 유아세례가 지난 2016년 8명에서 2017년 3명으로 급감했으며 송파동의 모교회에서도 신생아가 지난해 35명에서 올해 25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한 교회는 교회 내 출산률이 줄어들자 출산 가정에 축하금을 전달하는 등 자구책을 펼쳤지만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다.

저출산 문제는 교회학교 위기는 물론 한국교회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문제다. 이미 사회적 문제를 넘어 재앙으로 다가오는 현실이다. 그러나 아직 교회에서도 구체적인 대안은 없어 보인다. 지난 9월 총회장에 취임하면서 림형석 목사는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말씀에 따라 신앙적으로 접근해 출산장려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총회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을 위해 지난 제98회기 특별위원회로 '저출산고령화사회대책위원회'를 설치했다. 조직을 구성하고 대책세미나 등을 개최했지만 이후 활동이 유야무야 되면서 기능을 상실했고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다.

출산율 급감의 원인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 인간관계 포기, 내 집 마련 포기라는 '5포 세대'들의 삶이 반영된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결혼을 포기한 청년세대가 증가하면서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하루 196쌍이던 혼인은 지난해 147쌍에 그쳤다.

수원의 모 교회 청년부 담당 부목사는 "결혼을 하지 않고 40대를 맞는 청년이 30% 정도 된다"면서 "30대 후반 40대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집 값, 터무니 없이 적은 월급, 안정적이지 않은 직장 등으로 청년들이 현실과 신앙의 괴리를 심하게 겪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동성교회 김정현 목사는 "행복의 조건이 돈으로 판단되면서 자신감을 잃게 된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청년들이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교회는 사회가 무너뜨린 결혼의 기본 정신을 바르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지금 청년들에게 교회가 답을 줘야 한다"면서 "비정상이 된 세상이 마치 정상인 것 같은 세상에서 청년들이 가정과 결혼에 대한 바른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교회가 끊이 없이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행하게도 미래학자들은 저출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물론 한국교회의 당면과제인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정무성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 복지행정학 박사)는 교회가 보다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맞벌이부부가 증가하면서 보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교회가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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