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럴

전통시장에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럴

잠실교회, 지역 상인들과 성탄의 기쁨 나눠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8년 12월 14일(금) 16:23
대림절 기간인 지난 12일, 손님들로 붐비는 서울 마천동 전통시장 안에는 잔잔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졌다. 서울강동노회 잠실교회 교인들이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함께 캐럴을 부르며 성탄의 기쁨을 나누는 소리였다. 사실 전통시장 안에 울려퍼진 크리스마스 캐럴은 지난해 대림절에 이어 두번째다. 이처럼 잠실교회 교인들이 이웃과 함께 성탄 문화를 나누는 차원에서 마련된 크리스마스 캐럴은 전통 시장의 상인들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물론 전통시장 안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러퍼질 때면 교회에서 미리 전통시장 안에 성탄트리도 세워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전통시장 살리기'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처럼 종교 색체를 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선, 교인들은 대형마트를 찾기 보다 지역의 전통시장을 찾아 물건을 구입하며 상인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교회는 상인들을 위한 의료봉사와 이미용 봉사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고 상인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좋은 관계를 이어갔다.

가을에는 음악회를 열어 시장 상인들을 초청했고 학기가 시작될 때면 상인회에 자녀 장학금도 지원했다. 이처럼 전통시장에 끊임없이 사랑의 손길을 펼친 결과, 문을 열지 않을 것같았던 시장 상인들의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이렇게 시장 안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게 됐다. 담임 림형천 목사는 "시장 상인들의 거부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1년간 고민했다"면서 "그럼에도 교회가 지역과 함께 하기 위해선 전통시장이 갖는 상징적인 장소를 배제할 수 없었다"며 어렵게 성사된 과정을 소개했다.

지난 부활절에는 전통시장 상인회가 직접 떡을 만들어 교회로 보내왔다. 지난해 성탄절에 사랑을 많이 받았다며 교회로 떡을 보내온 것. 최근엔 상인들이 정성껏 담근 김장 70상자를 교회로 보내왔다. 상인들이 보내준 김장에 감동을 받은 교회는 고스란히 70상자의 김장을 지역 노인회에 전달하며 사랑을 함께 나눴다. 상인회 회장은 "이곳에서 40년 동안 장사를 했지만 전도하기 위해 오는 교회는 많아도 물건을 팔아주고 시장을 홍보해주는 교회는 잠실교회 밖에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림 목사는 "전통시장에 펼친 사랑의 손길이 이처럼 아름다운 결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로목사님이 교인들을 잘 교육해서 교인들과 함께 비전을 나누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도 드러냈다. 지금도 수요일만 되면, 담임목사는 세차례나 마천시장을 찾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고 상인들과 정겹게 인사를 나눈다. 시장을 찾아 갈 때마다 교인들도 함께 동행하며 섬김의 본을 보여준다.

성탄절을 앞두고 잠실교회가 펼치는 또 하나의 이웃과 나누는 성탄문화는 '러브트리 선물상자' 사역이다. 6년 전부터 시작된 러브트리 사역은 아이들과 어른들, 가정과 교회가 동일한 말씀을 나누고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는 일에 함께 동참하는 사역이다. 한 해 '러브트리 선물상자'의 열매가 1억원에 이를 정도로 교인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선물상자를 포장할 때는 자녀들도 참여하며 성탄의 추억을 함께 나눈다. 포장된 선물은 지역 내 도움과 사랑이 필요한 어린이와 미혼모 자녀, 재소자 가정 자녀에게 전달된다. 무엇보다 지역과 함께 하는 교회임을 강조해온 잠실교회는 '러브트리 선물상자'를 전달할 대상도 반드시 지역의 기관과 단체의 협력을 받는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에 펼치는 잠실교회의 사역은 성탄 문화를 지역과 나누며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일로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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