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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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편지 ] 멕시코 박성근 선교사의 땅끝에서 온 편지(완)

박성근 선교사
2018년 11월 14일(수) 14:29
필자(앞열 맨 우측)와 샤론의꽃교회 교인들.
필자는 절대 선교사는 되지 않으려고 했지만, 하나님의 역사로 47세에 고국을 떠나 20년 가까이 라틴 아메리카 땅에 적응하며 살게 됐다. 75세의 나이에 하란 땅을 떠나 가나안 땅에서 방황하며 살았던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큰 위로와 힘이 됐다. 코스타리카에서 1년 간 스페인어를 배운 후 멕시코에 와서 사역을 시작했다. 지금은 신학교도 체계가 잡히고 교회도 정착됐다. 하나님이 신실하고 헌신된 호엘, 안나 부부를 우리 샤론의꽃교회에 보내 주셨다. 남편은 푸에블라신학교를 다니고 있고 부인도 열심히 사역을 돕고 있다. 이들은 우리 뒤를 이을 예비 목회자로서 새신자를 심방하고 소그룹 모임을 인도한다. 현재 주중에 가정에서 모이는 네 개의 소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 부부는 은퇴 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멕시코에서 선교를 계속 하기로 하고 그렇게 준비했다. 원래 멕시코를 사역지로 정할 무렵, 어떤 여전도사로부터 일본으로 가면 멕시코보다 훨씬 많은 열매를 맺을 수가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아내는 일본 선교사의 꿈을 꾸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고, 필자가 10일 동안 금식기도하면서 사역지를 멕시코로 정하게 됐다.

그런데 몇 사람의 은사자들을 통해 일본으로 가라는 말씀과 환상을 다시 받게 됐다. 처음에는 펄쩍 뛰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이 일본으로 부르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일본은 개신교인 비율이 인구의 0.4%라고 하니 개신교인이 4~10%인 멕시코의 10분의 1도 안되는 미전도 국가이다. 또한 전국에 있는 8천 개의 교회 중 목사가 없는 교회가 3분의 1이며, 후임자가 없어서 90세에도 은퇴하지 못하는 목사들이 있다고 한다.

또한 필자에겐 이제는 연로한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필자의 부친은 선교지로 나온 다음해에 세상을 떠나셨는데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처음엔 주후원교회 선교담당부서에서 선교지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으나, 후에 선교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침 주후원교회가 파송한 일본 선교사를 만나게 됐는데, 일본기독교단 소속 교회를 섬기는 그는 우리를 자신의 교단과 연결시켜주겠다고 했다. 일본 교회에 들어가 교회의 문화를 배우고 교단의 신임을 얻으면 목회자가 없는 교회로 파송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기간은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며 더욱 성숙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으로 본다. 또한 주후원교회가 우리의 멕시코 사역지에 좋은 후임 선교사를 보내주기로 결정해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한 일이며, 현재 여러가지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년 전엔 문화가 다르고 아무 것도 몰랐던 멕시코를 향해 믿음만 가지고 나아갔다. 새로운 선교지 역시 쉽지는 않겠지만 주님의 뜻이기에 순종하려 한다.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시겠다는 주님의 약속을 믿으며, 멕시코에 갔던 똑 같은 이유로 이제 일본으로 가고자 한다. 부족한 자의 글을 읽어 주신 독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박성근 목사 / 총회 파송 멕시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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